[쿠키뉴스=권남영 기자] 사제지간인 김성근(73) 한화 이글스 감독과 김기태(46) KIA 타이거즈 감독이 각자의 팀을 이끌고 맞붙게 됐다.
두 사람은 1996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감독과 선수로 만났다. 19년 만에 사령탑 대 사령탑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전날 예정됐던 경기가 우천 취소된 뒤 29일 김성근 감독과 김기태 감독의 ‘사제 사령탑 대결’이 정상적으로 열렸다.
경기 전 김기태 감독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때 평가전을 한 번 치르긴 했지만 정규시즌이라 기분이 또 다르다”며 “프로야구 감독이 되고 나서 김성근 감독님과의 대결을 상상하기는 했지만 아직 어떤 기분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김성근 감독은 “나야 어딜 가도 ‘사제 대결’ 등의 수식이 붙으니, 크게 의식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승부보다 아련한 추억에 젖었다. 김성근 감독은 “쌍방울 시절 정말 훈련을 많이 했는데 김기태 감독은 예외였다”며 “훈련을 많은 하는 것에는 동의했는데 정작 자신은 훈련을 많이 하지 않았다”며 웃었다.
스승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김기태 감독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했다”고 웃으면서도 “감독님께서 내게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김성근 감독님은 재밌으시면서도 무척 엄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떠올리기도 했다.
김기태 감독은 2013년 LG 트윈스 사령탑으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이끌고 있어 1군 무대에서 마주치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사제의 진검승부가 펼쳐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