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담뱃세 인상에도 흡연자에게 인색한 정부…3조원 세수 제대로 쓰일까

[단독] 담뱃세 인상에도 흡연자에게 인색한 정부…3조원 세수 제대로 쓰일까

기사승인 2015-06-04 19:13:55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정부가 담뱃값 인상에 따르는 약 3조원의 세수의 상당액을 금연정책에 사용한다고 했지만 정작 금연 관련 사업 비중은 소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뱃값 인상에 따라 늘어난 세금이 금연참여자들을 위해 어떻게 쓰이는 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을 살펴봐야 한다. 국민건강증진기금 재원의 대부분은 담배에 부과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즉 국민건강증진기금은 대부분이 담배부담금으로 구성돼 있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흡연자들이 내는 세금인만큼 담배소비자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

담뱃값이 인상됨에 따라 흡연자들이 인상된 담배를 구매하면서 발생하는 세금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실제 흡연자들이 지난해 납부한 국민건강증진기금은 2013년 1조5600억원, 지난해 1조6000억원이며, 올해는 약 두배가 늘어 3조원(2조3360억원)을 확보했다.

최근 7년간 기금이 금연 관련 사업(국가금연지원서비스, 국가암관리, 지역사회통합건강증진사업 내 금연클리닉 등)에 지출된 비중을 살펴보면, 2015년을 제외하고 2014년까지는 그 비중이 오히려 감소되는 추세였다.

본지가 입수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년간의 국민건강증진기금 중 금연사업 비중은 올해를 제외하고는 비중이 계속 감소해왔다. 실제 기금 총 지출 중 금연사업비는 2009년 742억으로 전체 예산의 4.5%, 2010년 727억으로 전체 예산에 4.1%, 2011년 690억으로 3.8%, 2012년 702억으로 3.8%, 2013년 691억으로 3.6%, 2014년 675억으로 3.4%이었으며 올해 담뱃세 인상에 따라 일부 증액돼 7.5%로 소폭 늘었다.

특히 올해는담배가격 인상으로 인한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증액분 약 7683억원을 건강보험과 금연 관련 사업에 대부분 쓰기로 계획함에 따라 금연 관련 사업에 차지하는 비중이 일시적으로 높아졌으나 여전히 7.5%에 불과했다.

올해 국민건강증진기금액 중 상당액은 금연사업비를 제외한 곳에 쓰일 예정이다. 국민건강증진기금액이 대폭 인상됐으나 금연 관련 사업에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높아졌다고 볼 수 없다. 실제 올해(2015년) 국민건강증진기금액으로 편성된 약 2조7000억원의 지출비용 중 약 2060억원의 비용만이 금연사업비로 쓰인다. 금연사업에는 국가금연지원서비스 1475억원, 국가암관리 252억원, 지역사회통합건강증진사업 내 금연클리닉 130억원, 건강증진사업기술지원 70억원, 국민건강영양조사 43억원, 도시지역보건지소확충 31억원, 건강증진조사연구14억원 등의 기금이 지출될 예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인순 의원은 “국민건강증진기금은 재원의 대부분이 담배에 부과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기금의 금연사업 비중은 2009년 4.5%에서 2014년 3.4%로 해마다 감소해왔으며, 2015년은 담배가격 인상에 힘입어 금연 관련 사업 비중이 일시적으로 높아졌으나 여전히 7.5%에 불과하여 흡연피해 예방과 금연사업 지출 비율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지난해 담뱃세를 인상한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기금 중 상당액을 금연정책에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실은 흡연자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다.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흡연자들에게 세금을 부과시켰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투자에는 인색하다는 평도 있다.
한편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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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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