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치료제, 유지요법은 밤보다 아침 투여가 더 효과적”

“혈우병 치료제, 유지요법은 밤보다 아침 투여가 더 효과적”

기사승인 2015-06-08 21:49:55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혈우병 환자 박 군(17)은 학교, 학원 수업 등 하루 일정을 끝낸 후 주 2~3회 정도 혈우병 치료제를 자가 주사한다. 불시에 체내에서 발생하는 출혈을 막기 위해 평소 혈액응고인자를 꾸준히 투여하는 유지요법을 실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약물과 주사용제를 섞어 조합한 뒤 다시 주사기로 옮겨 담고 이를 주사해야 하는 과정이 매우 번거롭다. 이 때문에 바쁜 아침보다 비교적 여유로운 밤에 투여한다. 최근 밤 투여가 약효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주치의 조언에 따라 아침 투여를 시도했지만 복잡한 약제 조립 과정 때문에 쉽지 않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의 선천적 결핍으로 인한 출혈성 질환이다. 아직까지 완치 방법이 없지만 혈액응고인자제제로 충실히 관리하면 장애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치료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에는 주 2~3회 혈액 응고인자를 정기적으로 투여하는 유지요법이 혈우병 치료의 효과적인 방법으로 정착되고 있다. 급작스런 출혈로 응고인자제제를 대량투여 할 때보다 평소 소량의 혈액응고인자제제를 꾸준히 투여하는 것이 장애발생위험 예방과 비용측면에서 이롭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유지요법의 효과를 충분히 보려면 아침에 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아침에 치료제를 투여해야 일생생활을 하는 낮 동안 자연출혈로부터 좀 더 안심하고 자유롭게 신체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혈우병 치료제가 약물과 주사용제를 별도의 병이나 약물이 담긴 바이알에서 용해시킨 뒤 주사기로 옮겨 담는 2~3 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조립부터 주사완료까지 최소 10~15분이 걸리기도 한다. 부모가 어린 환아에게 치료제를 주사해야 하는 경우 시간이 더 걸린다. 주사를 맞기 싫어하는 어린아이에 대한 설득과정이 포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은 등교와 출근 준비로 바쁜 아침 나절 치료제 투여를 어렵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때문에 많은 환자가 비교적 여유로운 밤에 치료제를 투여한다.

김효철내과의원의 김효철 원장(아주대의대 명예교수)은 “체내에서 발현되는 약효가 최고점에서 절반으로 떨어지는 이른바 ‘반감기’가 자는 동안 일어나기 때문에 수면을 취하는 동안 최상의 컨디션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밤에 응고인자를 주사했다면 다음날까지 꾸준히 약효가 유지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혈액응고인자제제의 효과가 낮 동안 최상으로 유지 될 수 있도록 치료제를 아침에 투여하려면 치료제 투여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투여 편의성이 개선된 치료제로 전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혈우병 치료제 중 한국화이자 ‘진타 R2-Kit’나 박스터 코리아의 ‘애드베이트 BAXJECT’은 재조합과정을 한 단계로 줄여 비교적 사용이 간편하다. 특히 모든 재구성 과정을 생략한 한국화이자 ‘진타 솔로퓨즈’는 한 번에 용제와 바이알을 섞어 주사 가능한 올인원 타입으로 혈우병 환자의 아침 치료제 투여에 매우 유용하다. 실제로 투여에 걸리는 시간이 기존 치료제 대비 서너 배 단축된다.

또 지금까지 출시된 혈우병 치료제 대부분이 소용량이라, 고용량 필요 환자는 소용량을 여러 개 재조합 해 하나하나 투여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진타 솔로퓨즈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2000IU를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3000IU도 공급해 고용량 필요 환자의 빠른 치료제 투여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효철 원장은 “치료제 주사 준비 과정 중에도 출혈이 계속 진행되는데, 출혈이 많을수록 회복도 더디기 때문에 혈액응고제제의 투여과정 단축은 아침 투여는 물론 출혈 응급상황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혈우병 치료제는 가능한 아침에, 출혈이 생겼을 때는 가능한 빨리 투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혈우병 환자의 출혈은 대부분 관절과 근육에서 일어난다. 아침에 일어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력 강화를 해주는 것이 출혈 예방과 혈우병 환자의 굿모닝에 도움이 된다.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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