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결혼, 출산, 연애에 요리까지 대신해주는 TV… ‘먹방’ 다음은 뭘까

[친절한 쿡기자] 결혼, 출산, 연애에 요리까지 대신해주는 TV… ‘먹방’ 다음은 뭘까

기사승인 2015-06-16 13:52: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요즘 ‘먹방’ ‘쿡방’이 인기랍니다. 작은 인터넷 방송 열풍으로만 끝날 줄 알았던 이 열풍은 케이블, 종편을 지나 지상파까지 번져옵니다. ‘냉장고를 부탁해’로 인터넷이 들썩이고, ‘힐링캠프’에 나온 셰프들에 ‘겹치기 출연’ 논란까지 일어납니다. 이쯤 되면 궁금증이 생깁니다. 왜 다들 이렇게 ‘먹방’ ‘쿡방’을 좋아하는 걸까요.

사실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은 방송 종목은 먹방 뿐만은 아닙니다. 약 10 년 전 방송가는 ‘천생연분’을 비롯해 ‘X맨’까지 일명 ‘연애 열풍’이었죠. 그 다음은 결혼이었습니다. ‘우리 결혼했어요’가 시청자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았죠. 가수 서인영과 크라운제이의 개미커플, 김현중·황보의 상추 커플 등은 해당 커플만을 응원하는 커플 팬덤을 낳았습니다. 여행은 또 어떻구요. ‘1박 2일’이 불러온 여행 열풍은 지금의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로 이어집니다. ‘먹방’ 직전까지 가장 흥했던 종목은 육아였습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오 마이 베이비’의 인기는 가히 하늘을 찌를 정도죠. 그런데, 이 종목들을 나란히 쭉 놓고 보니 어딘가 익숙하지 않나요.

연애, 결혼, 육아. 일명 ‘삼포세대’들이 포기하는 것들입니다. 연애, 결혼, 출산만 포기하나요? 최소한의 여가생활도 누릴 여유가 없어 인생의 중요한 것들을 포기하는 ‘삼포세대’가 여행에 미식을 누릴 수 있을 리 없습니다. 꿈같은 연애, 행복한 결혼, 아기자기한 육아와 즐거운 여행, 입맛 도는 미식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향유하기는 어렵죠. TV가 이를 대신해주는 겁니다.

실제로 ‘먹방’등의 기사 댓글을 보면 “대리만족하는 기분으로 본다”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 의견이 즐비합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도 마찬가지죠. 아이들을 귀여워하는 네티즌들의 의견은 종종 박탈감으로 이어집니다. “애가 귀여운데 나는 언제 저런 아이를 낳나” “세 쌍둥이를 낳아 알콩달콩 살고 싶지만 현실이 너무 힘겹다”는 댓글들은 TV를 주로 시청하는 세대들의 현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죠.

결혼, 출산, 연애에 요리까지 대신해주는 TV. ‘먹방’ 다음은 무엇일까요.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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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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