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알약으로 간편하게 복용 가능한 ‘C형 간염’ 치료제가 국내에 출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치료제는 보험급여가 적용되므로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 예정이다.
한국BMS제약은 12일 범 유전자형 NS5A 복제 복합체 억제제 ‘다클린자’와 NS3/4A 프로테아제 억제제 ‘순베프라’ 병용요법의 국내 발매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다클린자와 순베프라 병용요법은 인터페론 및 리바비린 없는 국내 최초의 C형간염 경구용 DAA(Direct Acting Antivirals,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항바이러스제) 치료 요법이다.
다클린자와 순베프라 병용요법은 지난 4월 29일 대상성 간질환(간경변을 포함)을 가진 성인 환자들 중 유전자형 1b형 만성 C형간염의 치료요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획득한 바 있으며, 보건복지부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개정 고시안에 따라 지난 8월 1일자로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받게 됐다.
이번 고시에 따라 다클린자정 60mg과 순베프라캡슐 100mg은 대상성 간질환을 가진 성인 환자 중 유전자형 1b형인 만성 C형 간염으로 이전에 치료 받은 경험이 없는 환자 또는 이전에 페그인터페론 알파 및 리바비린의 치료에 실패했고 다른 HCV 프로테아제 저해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 시 보험급여가 인정된다.
이 치료제는 인터페론 주사제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다. 기존 치료요법의 약제비 규모는 약 785만원이며 종합병원 원내처방 기준의 환자 본인 부담금(50%)은 약 392만원이다. 다클린자와 순베프라 병용요법의 경우 보험약가는 다클린자 60mg에 4만1114원, 순베프라캡슐 100mg에 5154원으로 결정됐다. 치료기간 24주를 감안할 때 총 소요되는 약제비는 다클린자 1일 1회, 순베프라 1일 2회 요법으로 863만8896원이다. 환자들은 259 만원의 본인부담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이 치료제는 인터페론 주사제에 비해 부작용 위험이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대원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기존 C형간염의 치료요법인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병용치료는 유전자형 1b형에서 SVR이 60% 수준”이라며 “특히 간경변이 있을 경우 유전자 1형에서 SVR이 20.8%에 불과하고 부작용이나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다”고 밝혔다.
다클린자와 순베프라 병용요법의 가장 큰 장점은 24주간의 치료로 유전자형 1b형 만성 C형간염 환자들이 높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치료 경험이 없는 유전자형 1b형 만성 C형간염 환자들이 다클린자와 순베프라의 병용요법으로 24주간 치료했을 경우, SVR12(치료 종료 후 12주째 지속되는 바이러스 반응률)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환자들에서는 이 치료제로 인한 효과가 좋지 않아 다른 치료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 이 결과는 한국 등 18개국 645명의 유전자형 1b형 만성 C형간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제 3상 다국가 임상시험(HALLMARK-DUAL)에 따른 것이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는 “치료 경험이 없는 유전자형 1b형 만성 C형간염 환자에서 다클린자와 순베프라 병용요법의 SVR12 이 90% 이상인 것은 C형간염 완치시대의 개막”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교수는 “다클린자와 순베프라의 병용 요법은 이상반응(AE)으로 치료를 중단한 경우도 매우 드물다”고 평가했다.
한국에는 19만3000여명의 만성 C형간염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만성 C형간염 환자 중 15~56%는 20년 내 간경변으로 진행되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병률이 높다. 전 교수는 “한국의 C형간염 환자는 60세 이상에서 유병률이 가장 높아 각종 합병증 유발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인터페론 기반 요법에 대한 내약성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며 “다클린자와 순베프라 병용요법의 급여출시는 기존 치료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구용 C형 간염 치료제는 BMS 뿐 아니라 길리어드에서도 출시할 예정이어서 업계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길리어드의 경우 ‘하보니를 올해 내 식약처 승인을 받고 국내에 진출할 예정이다.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