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들었어?] 소녀시대·빅스 LR·프라이머리에 ‘오빠차’ 까지… 8월 중순 어땠나

[어떻게 들었어?] 소녀시대·빅스 LR·프라이머리에 ‘오빠차’ 까지… 8월 중순 어땠나

기사승인 2015-08-20 12:38:55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하루에도 몇 십 개의 앨범이 쏟아진다. 대한민국 가요계는 바야흐로 앨범 범람 시대. 그 중 화제가 되는 앨범들을 듣고 리뷰해 본다. 8월 중순을 달군 소녀시대·프라이머리·빅스 LR· ‘쇼미더머니’ 음원 오빠차가 이번 리뷰의 주인공이다.

소녀시대 정규 5집 ‘라이온 하트(Lion Heart)’ (2015.8.18~19 양일 발매) : 복고 콘셉트로 컴백한 팀이 한 달 새에만 원더걸스, 샤이니 두 팀이다. 그렇기에 소녀시대가 복고 콘셉트를 들고 나왔을 때 대중들의 기대가 반감된 것이 없지 않다. 그러나 소녀시대의 복고는 두 팀과는 사뭇 다르다.

남자를 사자에 비유한 ‘라이온 하트(Lion Heart)’는 마돈나의 히트곡 ‘라이크 어 버진(Like a virgin)’을 떠올리게도 한다. 이것이 소녀시대가 의도한 바라면 수많은 복고 콘셉트 중 팀명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을 고른 결과가 아닐까. 다만 항상 트렌디한 음악을 하던 소녀시대가 복고를 한다는 게 어색한 감이 분명히 있고, 더블 타이틀은 그 어색함을 메우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유 씽크(You Think)’는 기존의 소녀시대가 해왔던 트렌디한 음악들의 연장선상이기 때문이다. 사운드부터 가사까지 완전히 정반대인 두 곡을 더블 타이틀로 내세워서 새로운 모습과 익숙한 모습 모두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는 높이 사고 싶다. 더블 타이틀의 경우 잘 된 사례가 별로 없지만, 그래서 이 또한 소녀시대라는 밸류 높은 그룹만이 지닌 자신감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수록곡을 비롯한 전체적인 곡들에는 ‘소녀시대’지만 더 이상 소녀가 아니게 된 팀의 고민 또한 묻어난다. 어느덧 8년차가 된 그룹임에도 팀의 컬러는 분명치 않다. 유치하거나 섹시하거나 성숙하거나 하는 것들은 모두 누군가의 대표 이미지로 치환될 수 있겠지만 소녀시대에게 붙일 수 있는 대표적 이미지는 마땅치 않다. 앨범 또한 SM A&R팀의 섬세함은 느껴지지만 명쾌함은 없다.



프라이머리 ‘2’ (2015.8.12 발매) :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듯 기대한 만큼 준수하다. 전 곡이 고르게 다 좋다. 비트부터 멜로디, 사소한 퍼커션 하나까지 완벽하다. 수많은 피쳐링들 중 생소한 이름도 있고 자기 개성이 강한 사람도 있지만 하나도 보기 싫게 튀어나오지 않는 건 프라이머리 자신이 자기 음악에 대해 갖는 확신이 있고, 이를 오차 없이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아쉬운 건 이전 앨범에서 느꼈던 패기나 치열함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선명하게 날이 서 있던 음악은 전보다 마모됐다.



빅스 유닛 LR ‘뷰티풀 라이어(Beautiful Liar)’ (2015.8.17 발매) : 빅스의 레오와 라비는 그룹 내에서 그동안 보여준 것이 적은 멤버들이다. 더욱이 두 멤버가 작업해왔던 곡들은 서로 완전히 다른 성격을 지녔다. 레오는 록 기반의 발라드를, 라비는 힙합을 해왔기에 잘 섞이기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아이돌 팀이 굳이 유닛을 내는 이유가 팀에 있을 때 보여줄 수 없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본다면 LR은 100% 성공한 유닛이다. LR이 나오기 전까지 레오는 빅스 내에서 ‘복면가왕’등으로 활약해온 켄에 비해 가창력으로 전방위에 나서는 멤버는 아니었고, 라비는 ‘쇼미더머니 나왔다 떨어진 시계춤 추는 래퍼’였다. 그런 두 멤버가 의기투합한 타이틀곡에서 라비는 이전보다 잘 다듬어지고 다이나믹한 랩을 구사하고 레오는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폭발적인 가창력과 섬세한 감성을 기대 이상으로 보여준다. 앨범 전체적으로 모든 곡의 기승전결은 뚜렷하며, 앨범은 흔히 아이돌 앨범들이 그렇듯 그럭저럭 흘러가고 마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고 큰 그림을 그려냈다. 이 유닛 활동이 빅스 완전체에도 끼칠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쇼미더머니 4’ 경연곡 ‘오빠차’(2015.8.15 발매) : 아침마다 이른바 ‘갓빠차’ 순위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기에 리뷰에 포함했다. 영향력 있는 신곡이 쏟아지면서 순위는 밀렸지만 계속해서 상위권이라는 것은 고무적이다. 사실 이 곡이 “힙합이냐?” 라고 묻는다면 “아닌 건 아닌데 정통 힙합은 아닌 거 같고 그냥 대중가요에 가깝지 않을까” 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곡으로 ‘쇼미더머니 4’에서 경합을 했다는 게 믿기진 않지만 전문가들의 ‘정통 리그’에서는 ‘진짜’가 아니라고 비웃음 당할지언정 대중들은 ‘오빠차’를 선택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재미있는 건 ‘오빠차’가 흥함과 동시에 ‘정통’이라 할 수 있는 사이먼 도미닉의 신곡도 꾸준히 순위권에 있다는 것이다. 정통이든 아류든 대중들은 결국 좋은 곡을 선택하기 마련이라는 예로 보인다. 판단과 평가는 전문가들에게 맡길 일이다. 실제로 ‘오빠차’의 훅은 한 번만 들어도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쉽고 강력하며 시종일관 유쾌하다. 음악은 어쨌든 즐거우면 그만이다.

★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 다수의 기획사, 공연 A&R팀을 거쳐 작곡을 업으로 삼고 있는 김땅콩(예명, 31)이 열흘마다 갱신되는 가요계 최신 앨범을 리뷰합니다. 정리·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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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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