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암치료, 분과별 의료진들이 뭉쳤다

노인 암치료, 분과별 의료진들이 뭉쳤다

기사승인 2015-08-22 01:00:55

오는 2040년부터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율이 전체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암환자 역시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013년 보건복지부 암정복 과제로 분당서울대병원 김지현 교수팀이 수행한 ‘국내 노인 암환자 현황 및 실태’에 따르면 암환자의 상당수가 65세 이상이다. 특히 노인층의 건강을 가장 크게 위협할 수 있는 질병은 ‘암’이다. 위암, 대장암, 폐암, 식도암에서는 이미 노인 암환자의 비율이 각 46%, 50%, 58%, 64%에 달한다.


이렇듯 노인암 치료가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으나, 젊은 암환자와 구분되는 노인암만의 특성을 고려한 치료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암치료에 따르는 부작용이나, 항암제 독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후유증 등은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치료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고령화시대 노년층 암환자만을 위한 맞춤형 치료에 적극 나선 분당서울대병원은 최근 ‘노인암 다학제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다학제 진료란 서로 다른 전문 진료 과목 전문의들이 동시에 한 진료실에 모여 한 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의견을 모아 최상의 진단과 치료계획을 도출할 수 있고, 환자 병기에 맞는 적절한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치료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의료진들은 혈액종양내과(김지현, 김진원), 노인병내과(김광일), 외과(오흥권), 방사선종양학과(송창훈)와 영상의학과(김영훈, 이경호, 박지훈, 이윤진)로 구성된다.

김진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노인암환자는 암 외에 여러 질환이 같이 있거나 노쇠가 동반돼 있어 주의해야 할 사항이 많고 치료 수단 및 방법을 정하는데 힘든 점이 있다. 따라서 노인 암환자에서 치료 결정 및 관리를 위해 노인 다학제 진료는 아주 효과적이고 유용하다”고 말했다. 보통 다학제 진료의 경우 여러 명의 의사가 합심해 치료에 임하다 보니 비용부담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최근 다학제 진료 수가가 신설됐고, 중증의 암환자들은 보험급여가 적용돼 치료비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다.

실제 이 병원에서 직장암 수술을 받은 김수미(79·가명)씨는 수술을 받기 전 머리가 모두 빠질 정도로 독하다는 항암 치료에 대한 부담감, 수술 후 일상생활의 가능 여부 등으로 두려움을 안고 있었다. 의료진은 김씨에게 ‘노인암 다학제’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진료를 권했다. 예약된 날 다학제 진료실에 들어가는 김씨를 일곱 명의 전문의가 반갑게 맞이했다. 복강경 수술에 대한 질문은 외과 의사가, 수술 후 항암 치료는 혈액종양내과 의사가, 방사선치료의 적용에 대한 내용은 방사선종양학과 의사가 자세히 설명했고, 영상검사 소견에 대해서는 영상의학과 의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용기를 내 수술을 받은 김씨는 씩씩하게 항암치료를 받고 일상에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진원 교수는 “다학제 진료는 노인의 특성과 암 진행 상태를 고려한 개인형 맞춤치료를 실현하고 노인 암환자의 삶의 질 및 생존을 증가시키는 데에 목적이 있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덜 받거나 혹은 과잉 진료를 받으시는 많은 노인 암환자분들이 다학제 노인암 진료를 통해 적정 진료와 최선의 치료 결과를 얻으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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