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극적 타결’ 이끈 김관진 수척했지만 또박또박 “일관된 원칙의 결과”

남북 ‘극적 타결’ 이끈 김관진 수척했지만 또박또박 “일관된 원칙의 결과”

기사승인 2015-08-25 02:32: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남북이 ‘무박 4일’ 43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북한은 지난 4일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과 최근 대북 확성기에 대한 조준사격 등 무력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우리 측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일단 중단키로 했다.

남북 고위급 접촉은 25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됐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새벽 브리핑을 통해 “남북고위급 당국자 접촉이 오늘 0시55분 종료됐다”며 “한시간 뒤에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할 예정이며 브리핑 시작 시간은 (판문점에서 춘추관으로) 이동하는 시간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22일부터 25일 새벽까지 장장 43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한반도는 무력충돌 위기에서 벗어났다.

김 실장이 이날 새벽 2시쯤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총 6개항의 합의사항을 밝혔다. 북한이 최근 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 측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 실장은 마라톤 협상에 지친 듯 수척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음은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 전문

1. 남과 북은 남북관계 개선 위해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2.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3.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4. 북측은 준 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

5.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9월초에 갖기로 했다.

6. 남과북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다음은 김관진 실장 기자회견 전문

최근 엄중한 사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정부를 믿고 지켜봐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난관도 많았지만 인내심을 갖고 협의를 진행해 공동보도문에 합의했습니다.

금번 고위급 접촉을 통해 당면사태를 수습하고 도발에 대한 재발방지 및 관계 발전 계기 마련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우리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북한이 긴장완화와 위기를 조성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한데 대해 이를 거부하고 일관된 원칙으로 한 결과입니다.

우리 정부는 양보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확인했을 것입니다. 긴장 상황 속에서도 정부 신뢰한 접경 주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협상 길어진 이유?

=근본적으로 금번 지뢰도발 등 일련 사건에 대해서 우리는 북한이 주체가 되는 사과를 받아내고 재발방지 받아내는 것을 바랐다. 협상이 대단히 길어졌고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시간 오래 걸렸다. 그러나 재발방지 되지 않으면 도발사태 또 생기고 악순환 끊이지 않는다.

반면 북한이 원하는 것은 확성기 방송 중단시키는 것이었다. 재발방지와 연계시켜서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을 붙임으로서 함축성 있는 목표 달성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나 싶다.

-남북정상회담은?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

-고위접촉에서 도발 외에 남북관계 발전방안 다양하게 논의됐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해당기관, 담당하는 부서에서 구체적으로 밝히겠다. 이번에 기본 틀을 마련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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