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앤트맨, 숨막히도록 펼쳐지는 나노단위 액션… “역시 마블”

[쿡리뷰] 앤트맨, 숨막히도록 펼쳐지는 나노단위 액션… “역시 마블”

기사승인 2015-08-28 13:54:56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좀도둑질을 하다 갓 출소한 스콧 랭(폴 러드)은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지만 전과자인 만큼 취직이 쉽지 않다. 아내와 이혼하며 양육권을 빼앗긴 딸을 보고 싶지만 아내는 스콧에게 딸을 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아파트를 살 것, 취직할 것”을 요구한다. 둘 다 요원하기만 한 처지의 스콧은 아파트를 사기 위해 다시 도둑질에 손을 뻗는다. 하필 도둑질을 하러 간 금고는 은퇴한 과학자의 집이었고, 그 과학자의 집에서 스콧은 돈은커녕 이상한 슈트 한 벌만 발견하게 된다. 그 과학자는 다름 아닌 어벤져스를 만든 과학자 행크 핌(마이클 더글라스). 한때 쉴드에서 일하기도 했던 행크는 처음부터 스콧을 위해 앤트맨 슈트를 준비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좀도둑 스콧은 졸지에 세상을 구하기 위해 1㎝ 남짓한 초소형 히어로가 된다.

앤트맨은 관객에게 쾌감을 가져다주기 충분한 영화다. 마블이 ‘어벤져스’ 시리즈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옮겨오면서 시작된 수많은 히어로물의 영화화는 최근에는 한 풀 꺾인 감이 없잖아 있지만, 앤트맨은 ‘마블’이라는 이름 하나로 표를 산 관객들이 기대를 충분히 보답 받게 한다. 소시민 히어로,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우스꽝스러운 슈트 속에 숨어있는 엄청난 비밀과 비슷한 기술을 복제해 세계에 분쟁을 일으키려는 악당. 머리 좋은 알파걸과의 연애에 사랑스러운 딸에 대한 애틋한 부성애까지, 이쯤 되면 완벽하다.

영화는 1㎝에 불과한 앤트맨의 크기를 엄청난 장점으로 활용한다. 관객들은 하늘을 나는 대형 항공모함이나 망치를 휘두르는 히어로, 바다를 가르는 괴수에는 이미 익숙해져 있다. 언뜻 시시해 보이는 작은 히어로들은 토마스 장난감 기차 위에서 열차 액션 버금가는 긴박감을 선보인다. 하늘을 지배하는 것은 쉴드의 항공모함이 아닌 100여 마리의 개미다. 앤트맨은 온 힘을 다해 열차 위에서 싸우는 바람에 열차 전복 사고를 일으키지만 인명피해는 없다. ‘또각’ 소리를 내며 장난감 레일 위에서 토마스 기차가 떨어질 뿐이다. 영화는 쉼 없이 스크린 위에 크기에 대한 비교를 펼쳐내며 웃음과 긴박감을 능숙하게 조율한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통합 영화화를 의식하고 만들어지는 바람에 최근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아이언맨3’ ‘토르2’ 등은 관객에게 퍽 불친절한 영화가 됐지만, 앤트맨은 히어로 영화 시리즈의 첫 편이 그렇듯 지극히 친절하고, 때로는 농담도 건넨다. 물론 그 농담들이 철저히 미국적이고 ‘이과적인’농담이라는 것과 뜬금없는 타이밍에 등장해 웃음을 안겨주는 스탠 리(마블 원작자)의 카메오 출연까지 놓고 보면 ‘앤트맨’도 어쩔 수 없는 마블 히어로물이다.

쿠키 영상은 두 개다. 하나를 봤다고 스크린을 떠나기에는 이르다. 12세가. 다음 달 3일 개봉.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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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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