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들었어?] 보통은 아닌 현아와 이센스, 촌스럽지 않은 신인 에이프릴

[어떻게 들었어?] 보통은 아닌 현아와 이센스, 촌스럽지 않은 신인 에이프릴

기사승인 2015-09-02 16:28:55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하루에도 몇 십 개의 앨범이 쏟아진다. 대한민국 가요계는 바야흐로 앨범 범람 시대. 그 중 화제가 되는 앨범들을 듣고 리뷰해 본다. 8월 하순을 달군 현아·이센스(E-Sens)·신인 그룹 에이프릴이 그 주인공이다.


현아 ‘A+’ (2015.8.21발매) : 티저 이미지부터 뮤직비디오, 무대까지 뭐 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더니 앨범도 과연 감탄하게 만든다. 아직 나이 어린 아티스트지만 현아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와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매번 분명하다. 그러나 타이틀곡 ‘잘나가서 그래’는 현아가 가지고 있는 깊이에 비해 다소 얄팍하다. 기술적 연결부터 자연스럽지 않고, 다양한 덩어리들을 여기저기서 가져와 짜 맞춘 느낌이 강하다. 그러나 타이틀을 제외한 다른 트랙들은 준수하다.

놀라운 것은 10센치의 권정열과 함께한 ‘내 집에서 나가’. 섹시 디바의 이미지만 가지고 있던 현아가 이렇게나 센티멘털한 음악을 할 수 있다니. 현아를 싫어하는 사람이든, 좋아하는 사람이든 현아가 보통 아티스트가 아니라는 것이 확실하다는 데에는 모두 동감할 수 있게 만드는 앨범이다. 이후에 현아가 주도적으로 작곡·작사 등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비주얼이나 무대뿐만 아니라 음악까지도 현아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이센스 ‘디 애넥도트(The Anecdote)’ (2015.8.27발매) : 어설픈 수식어를 감히 첨부하기 힘든 앨범이다. 앨범의 빡빡하고 많은 트랙들이 전부 이센스 자신의 이야기지만, 탁월한 정리는 듣는 사람에게 지루함이라고는 느낄 수 없게 만든다.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을 비롯해 최근 과열된 힙합 장르의 경쟁은 대중들에게 피로감만 안겨 온 것이 사실이다. ‘나 잘났다’며 ‘스웩’을 겨루고 서로 이기려고 경쟁하는 것이 힙합이라는 선입견이 생기려는 찰나에 이센스는 찬물을 끼얹는다. 아무도 이길 필요 없고, 이기려고 하지도 않지만 독보적으로 ‘잘난’ 음악이다.


에이프릴 ‘드리밍(Dreaming)’(2015.8.24발매) : ‘아이돌 명가’ DSP에서 내놓은 신인 걸그룹의 데뷔 앨범이다. 타이틀곡 ‘꿈사탕’에서는 오히려 선배인 카라보다는 소녀시대의 향기를 진하게 맡을 수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작곡팀이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 소녀시대 ‘베이비 베이비’를 작곡한 황성제다. 여태까지 스윗튠이 작업해 온 카라의 사운드를 기대하고 듣는다면 당황할 수도 있다. 황성제는 항상 세심하고 짜임이 좋은 곡을 만들어내는 작곡가고, 자연스레 에이프릴이 웰 메이드 아이돌이라는 인상을 받게 만드는 것 또한 황성제의 힘이다.

카라보다는 소녀시대를 연상하게 하는 앨범이지만 ‘포스트 소녀시대’는 그룹 여자친구가 이미 선점하고 있어 차별화가 관건일 듯 하다. 걸그룹 데뷔 앨범 특유의 촌스러움은 덜한 편이다. 채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진 ‘퓨리티’ ‘에이젝스’의 악몽을 재현하고 싶지 않을 DSP가 드디어 앨범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 다수의 기획사, 공연 A&R팀을 거쳐 작곡을 업으로 삼고 있는 김땅콩(예명, 31)이 열흘마다 갱신되는 가요계 최신 앨범을 리뷰합니다. 정리·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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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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