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혜리 기자]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서는 “살아있네”라는 유행어를 만들었다. ‘황해’에서는 김과 어묵을 마구 씹어 먹으며 ‘먹방’(먹는 방송) 신드롬을 일으켰다. 배우가 영화에 출연해 전 국민적인 유행을 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늘 관객을 기대하게 하고 높은 기대치를 완벽히 충족시킨다. 끝을 알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 배우 하정우의 이야기다.
최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암살’. 그 중심에는 섹시한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 하정우가 있었다. 데뷔 10년 만에 1000만 배우로 등극한 하정우는 섹시한 남자로서의 매력도 확실하게 각인 시키며 특별한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암살’을 보고 극장을 나온 대다수의 여성 관객들은 “하정우가 이렇게 섹시했냐”며 수군거렸다. 또한 “하정우에 ‘입덕’(팬으로 유입됐다)했다”는 말까지 적지 않게 들린다. 영화에서 하정우는 훤칠한 키에 말끔한 롱코트를 빼입고 쌍권총을 휘두르며 총격전을 펼친다. 돈만 주면 사람을 죽여주는 잔인한 청부살인업자다. 하지만 섹시한 그의 면모에 극 중에서 저지르는 모든 범죄가 용서될 정도다.
암살전이 벌어지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안옥윤(전지현)과의 애틋한 로맨스를 절절하게 그려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직접적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느 로맨스보다 더 깊고 진하게 그려졌다. 이는 하정우의 낭만적인 멜로연기 덕분이기도 했다.
‘암살’에는 이정재 전지현 조진웅 오달수 이경영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이 각각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수많은 캐릭터들의 향연 속에서도 하정우는 살인청부업자를 입체적으로 그려냈고, 그만의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주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이지만 자신의 몫도 톡톡히 챙겨낸 것이다.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추격자’ ‘황해’ ‘의뢰인’ ‘범죄와의 전쟁’ ‘러브 픽션’ ‘더 테러 라이브’ ‘베를린’ ‘군도:민란의 시대’ ‘허삼관’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해왔던 하정우지만, ‘암살’의 하와이 피스톨은 데뷔 이래 맡았던 역할 중 가장 멋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 외적인 모습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정우는 전형적인 미남형의 얼굴은 아니다. 연예인 치고는 큰 얼굴, 거친 피부를 소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마저도 빠져들게 하는 마성의 매력이 있다. 자신을 꾸밀 줄 아는 패션 센스와 사람을 웃게 만드는 유머러스함, 독특한 화법 등이 팬들을 끌어 모으는 요소다. 그 인기는 배우계의 아이돌이라고 불릴 정도다.
본업인 배우 뿐 아니라 영화 연출에도 재능을 보이고 있다. 하정우는 ‘롤러코스터’에서 감독, ‘허삼관’에서는 주연과 감독을 동시에 맡았다.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영화적 시야는 더욱 넓어지고 깊어졌다.
하정우는 ‘암살’ 후속으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 촬영에 매진 중이다. 영화에서 사기꾼 백작을 맡아 날렵한 인상을 보이기 위해 10㎏을 감량, 1930년대 일본어를 완벽 구사하기 위해 피땀 흘리고 있다고. 사기꾼으로 변신한 하정우의 모습은 어떨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