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기자] 누군가의 옆에 서서 주먹을 쥐고 노려보기만 해도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조휴옥 부장판사)는 9일 모욕 혐의로 1심에서 벌금 30만원을 받은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교회 예배실에서 자신에 대한 헛소문을 퍼뜨렸다며 B씨 옆에서 주먹을 쥐고 흔들며 눈을 부릅떴다가 기소됐다.
당시 예배실 안에는 다른 사람들이 A씨의 행동을 보고 있었고 1심은 A씨가 그에 앞서 길거리에서 B씨에게 욕설을 한 점까지 포함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항소한 A씨는 “B씨가 다소 기분이 상했을 수는 있지만, 내가 한 행위 자체의 의미는 막연하고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거나 경멸을 표한 것이 아니다”라며 “특히 자신은 주먹을 쥐고 눈을 부릅뜬 게 아니라 너무 분한 나머지 주먹을 쥐고 몸을 부르르 떤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행동은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며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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