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도쿄)] 고아들을 수호하는 소년 피터 팬은 언제부터 네버랜드에 있었을까? 영국의 소설가·극작가 제임스 메튜 배리(James Matthew Barrie)의 동화를 원전으로 한 피터 팬과 웬디, 후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영화 ‘팬’(감독 조 라이트)은 피터 팬의 탄생으로 시선을 돌린다. 후크 선장과 피터 팬은 본래 친했을 지도 모른다. 처음 보는 웬디에게 적대적인 타이거 릴리는 언제부터 피터 팬과 알게 됐을까? 영화 ‘팬’은 ‘피터 팬’ 프리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엄마인 메리(아만다 사이프리드)에 의해 고아원에 버려진 피터(리바이 밀러)는 밤마다 몰래 고아를 네버랜드의 해적들에게 팔아넘기는 수녀에 의해 네버랜드로 납치된다. 네버랜드에 위치한 검은 수염(휴 잭맨)의 광산에 떨어져 일을 하게 된 피터는 우연한 기회에 자신이 날 수 있다는 것을 검은 수염과 해적 무리에게 보여주게 되고, 검은 수염은 피터가 자신을 죽일 예언의 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피터는 검은 수염의 손에서 달아나 엄마를 찾기 위해 네버랜드를 헤매고, 피터의 눈앞에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연속해 펼쳐진다.
‘팬’은 화려한 CG와 더불어 ‘어톤먼트’ ‘안나 카레니나’ 등을 연출한 조 라이트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영화의 내용은 친절하고, 어쩌면 전형적인 소년 판타지를 다루고 있지만 그 모든 것을 풍성하게 꾸미는 것은 눈을 사로잡는 CG와 캐릭터들의 인과관계다. 디즈니가 얼룩덜룩한 카키 색으로만 연출해 우리에겐 인디언으로만 비쳐져왔던 캐릭터 타이거 릴리는 엑조틱(Exotic)한 무드로 다채로운 질감과 이국적인 색을 보여준다. 조 라이트 감독은 1일 오후 일본 도쿄 페닌슐라 호텔에서 열린 ‘팬’ 기자회견에서 “네버랜드는 수십 년 전 암울한 런던의 고아원과 고달픈 현실에 시달리던 피터의 탈출구 같은 곳”이라며 “시공간을 벗어난 놀라운 공간을 그리기 위해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에 있었을 법한 소품을 지닌 해적들이 너바나의 노래를 합창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여태까지 주 관객 층을 어른으로 잡아왔지만 내가 아빠가 되니 아이들을 위한 영화가 만들고 싶어졌다”는 조 라이트 감독은 “아이와 내 아내의 각별한 관계를 보며 거기에 대한 이야기가 하고 싶었고,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민머리’로 파격 변신한 휴 잭맨의 악역 연기 또한 돋보인다. 휴 잭맨은 ‘피터 팬’ 원전에서는 단 한줄로 표현됐던 ‘검은 수염’ 역을 맡아 네버랜드를 덜덜 떨게 만드는 독재자의 모습을 충실하게 보여준다. 휴 잭맨은 “아이의 눈에서 보면 어른들은 참 변덕스럽고 무섭다가도 갑자기 우스워지는 사람들이다”라며 “검은 수염은 아이의 눈에서 해석해 만들어 낸 캐릭터이며, 나는 ‘팬’ 스크립트를 보자마자 이 영화가 정말로 마음에 들었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전체관람가. 오는 8일 개봉. rickonbge@kukimedia.co.kr / 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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