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초 행운’ 당황한 추신수 “야구하면서 이런 경우 처음… 하지만 룰은 룰이다”

‘7회초 행운’ 당황한 추신수 “야구하면서 이런 경우 처음… 하지만 룰은 룰이다”

기사승인 2015-10-15 11:26: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의 포스트시즌이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텍사스는 실책에 울고 또 울었다.

텍사스는 15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마지막 5차전 원정 경기에서 3대6으로 졌다. 2패 뒤 3연승으로 디비전시리즈를 통과한 토론토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대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승자와 월드시리즈 티켓을 놓고 다툰다.

텍사스는 원정에서 1~2차전을 따냈지만, 홈에서 3~4차전을 모두 내줬다. 토론토는 홈 1~2차전 패배 후 3연승으로 챔피언십 시리즈에 올라가는 역대 세 번째 팀(2001년 뉴욕 양키스, 2012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됐다.

비록 팀 탈락을 막진 못했지만 추신수는 이날 분전했다. 추신수는 2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해 1대0으로 앞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신시내티 레즈 소속이던 2013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대결에서 솔로 홈런을 터뜨린 이래 2년 만에 가을 잔치에서 나온 통산 두 번째 홈런이다.

추신수는 5회와 7회에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특히 2대2로 맞선 7회 타석에선 괴이한 일이 벌어졌다. 2사 3루에서 나온 추신수는 볼 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높은 볼을 골라내고 방망이를 세운 채 오른쪽 발을 뒤로 풀었다. 양발은 타석을 벗어나지 않았다.

이때 토론토의 포수 러셀 마틴이 투수 에런 산체스에게 공을 던진다는 것이 그만 추신수의 방망이를 맞혔다. 방망이를 맞고 굴절된 공이 토론토 내야로 굴렀고, 그 사이 3루 주자 루구네드 오도르가 홈을 밟아 텍사스는 3대2로 앞섰다. 토론토 벤치에서 ‘볼 데드’ 상황이 아니냐고 항의했으나 추신수가 타석에 있던 만큼 정상적인 경기 상황이었다. 공식 기록은 공을 제대로 투수에게 전달하지 못한 마틴의 실책.

텍사스는 행운의 득점으로 3대2로 앞섰지만 7회말이 악몽, 그 자체였다. 내야진의 3연속 실책으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동점을 허용한데 이어 바티스타에게 쓰리런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3대6 상황에서 맞은 8회초 공격에서 추격 기회를 얻었지만 연속 삼진으로 무산됐다.

추신수는 이번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타율 0.238(21타수 5안타), 홈런 1개, 2타점, 4득점을 올렸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타율 0.250(24타수 6안타), 홈런 2개, 3타점, 6득점이다.

다음은 경기를 마친 직후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챔피언 결정전 진출이 좌절됐는데 소감은.
▲많이 아쉽다. 이런 상황이 올 것이라고 생각 못 했다. 선수들이 열심히 했으니까 결과를 받아들이는 게 맞다. 우리 팀이 항상 잘해 온 게 아니다. 어렵게 어렵게 지금까지 왔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고맙다.

△오늘 경기에서 홈런을 터트렸다. 노리고 들어갔나.
▲노린 것은 아니었다. 투수를 이전에 상대해 봤기 때문에 어떤 구질을 던질 것이라는 느낌만 가지고 쳤는데 결과가 잘 나왔다.

△7회 초 3점째를 얻은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나도 야구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야구 룰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룰은 몰랐다. 그런 상황이 큰 경기에 나와서 미안한 것보다는 당황스럽다. 큰 경기의 결승점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룰은 룰이다.

△이후 토론토 관중들이 화났는데.
▲화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수들이 다칠 수도 있으니까 물병 던지는 것은 삼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7회말 내야 실책이 패인이 됐는데.
▲안타깝다. 하지만 평소에 잘하던 선수가 그런 실수를 할지 어떻게 알겠는가. 누구 한 명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다들 잘했다.

△한 시즌이 끝났는데 이번 시즌을 평가한다면.
▲올해처럼 많이 느끼고 힘들어했던 적이 없다. 어려운 상황에서 시작이 안 좋았지만 큰 부상도 없고, 마무리도 잘해서 좋다.

△앞으로 계획은
▲집에서 쉬어야겠다. 못했던 아빠 노릇도 하고, 애들하고 시간 보내겠다.

△내년에 해 보고 싶은 것은.
▲여기까지 와 봤으니까, 내년에는 우승을 해 보고 싶다. 부상선수들이 돌아오고 전력이 보강되면 내년에 더 좋은 팀이 될 것 같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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