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소규모라고 무시하면 안 됩니다. 28일 재·보궐선거 이야기입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전국 24개 지역에서 올해 하반기 재보선이 열리고 있습니다. 투표는 오후 8시까지 할 수 있습니다. 아직 후보자나 공약을 모른다면 지금이라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평소 선거라면 사생결단의 치킨게임을 벌이는 정치권이지만 이번 재보선 분위기는 좀 다릅니다. 정치권이나 여론이나 큰 관심이 없습니다. 아예 재보선이 열리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을 뽑지 않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남 고성군에서 기초단체장 선거를 치릅니다. 고성군수 후보로 8명이 각축을 벌이고 있습니다. 광역의원 선거는 △서울 영등포구 제3선거구 △부산 진구 제1선거구 △부산 기장군 제1선거구 △인천 부평구 제5선거구 △인천 서구 제2선거구 △경기 의정부 제2선거구 △경기 의정부 제3선거구 △경기 광명시 제1선거구 △전남 함평군 제2선거구 등 9곳에서 실시됩니다. 기초의원 선거는 서울 양천구 가선거구를 비롯한 전국 14곳에서 열리는데 부산 해운대구 다선거구에는 새누리당 서창우 후보가 단독 출마, 이미 당선을 확정지었습니다.
국회의원이나 시장, 도지사를 뽑지를 않지만 이번 재보선은 시기적으로 중요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일단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마지막 선거입니다. 비록 투표율은 낮겠지만 전국적으로 열리는 선거라 민심 흐름을 알 수 있습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결코 가볍게 대해서는 안 될 이유입니다.
여야가 극한 대치를 하고 있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대한 풍향계 역할도 합니다. 27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자라나는 세대가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확립하고 통일시대를 대비하면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지혜와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일부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역사왜곡이나 미화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그런 교과서가 나오는 것은 저부터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관해 박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설득에 나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재보선 결과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내 동네, 우리 지역 대표자를 뽑는 선거이고, 의미 부여를 한다면 얼마든지 중요하지만 이번 재보선은 한 번 달아오른 적도 없이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을 뽑지 않는다고 정치권이 의미를 축소시킨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정치권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선거를 유권자가 관심을 가질리 만무합니다. 툭하면 풀뿌리 민주주의를 외치면서도 중앙정치 집중은 이렇게나 심각한 수준입니다. 선거 규모가 작다고 뽑힌 대표자 의미가 작은 것은 아닐 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