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비지상파라는 기준이 모호해졌다. 지상파 시청률을 뛰어넘어 뭔가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분위기가 무색해졌다. 재기발랄한 아이템으로 무장한 프로그램은 재방송 효과로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파급력을 이끌었다. 당연히 스타가 모이고 시청자가 집결한다. 연착륙한 CJ E&M과 JTBC은 이제 ‘5대 방송사’로 불린다.
△tvN에 응답했다=케이블의 맹주 CJ E&M은 ‘슈퍼스타K’ 부진으로 간판 채널이 Mnet에서 tvN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지난해 ‘미생’ 열풍이 ‘오 나의 귀신님’ ‘두번째 스무살’ ‘응답하라 1988’로 이어져 주말드라마 편성공식을 파괴한 금토드라마가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특히 ‘응답하라 1988’은 ‘응답하라’ 3번째 재탕이라는 불안감, 2030세대 눈길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시청률 20%에 육박했다.
먹고 요리하는 ‘먹방’ ‘쿡방’ 진원지 역할도 톡톡히 했다. ‘집밥 백선생’은 백종원 신드롬으로 이어졌고, ‘삼시세끼’ ‘신서유기’는 야외 리얼 버라이어티에 관한한 나영석 PD의 적수가 없다는 것을 증명시켰다. 나 PD는 올해 예능 PD 최초로 백상예술대상 방송 부문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CJ 자신감은 9월 O tvN 개국으로 이어졌다. tvN 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나이층을 공략하기 위해 시사 교양물의 예능화에 주력했다. ‘비밀독서단’ ‘어쩌다 어른’ ‘제다이’ ‘쓸모있는 남자들’은 시청률은 부진했지만 예능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른 종편과 달라=JTBC는 종편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예능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2012년 ‘히든싱어’부터 2013년 ‘썰전’ ‘마녀사냥’, 2014년 ‘비정상회담’, 2015년 ‘냉장고를 부탁해’로 대박 예능을 내놨다. 사실상 표절에 가까운 프로그램들이 방송가에 범람할 정도다. 종편 중 독보적인 입지는 ‘국민 MC’로 불리는 유재석과 강호동의 이적으로 정점을 찍었다.
JTBC는 정치 토크를 기반으로 하는 시사 프로그램 비중이 타 종편에 비해 낮다. ‘뉴스룸’ 인터뷰 만으로 다음날 화제를 장악하는 손석희 효과, 패널 평론 중심이 아닌 취재 팩트 중심인 ‘정치부 회의’ 정도로도 충분히 압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반증이다. 타 종편에는 빈번히 출연하는 정치 패널이 JTBC에는 유독 보이지 않는 이유다.
JTBC의 고민은 드라마다. ‘송곳’이 연일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지만 시청률까지 잡은 ‘무자식 상팔자’ ‘밀회’급 드라마를 내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타 종편들은 JTBC에 자극받아 ‘따라하기’에 급급한 눈치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신규 예능이 쏟아졌다. 뉴스 프로그램 비중을 줄이고 지상파에서 잘 나가는 연예인들로 빈 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 토크 비중은 다시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