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연말을 맞아 청와대와 여야가 논란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폭력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연하장을 보냈습니다. 박 대통령은 “올 한 해 국내외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국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신뢰와 믿음으로 국가 혁신과 경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큰 결실을 거두시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적었습니다.
민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하장 사진을 올리며 “한상균 위원장은 서울구치소에서 단식 22일째”라면서 “오늘, 박근혜가 이런 걸 보냈다. 아침부터 정말 욕 나온다”고 분노했습니다.
민주노총 측은 “대통령의 연하장이 얼마나 성의 없이 뿌려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면서 “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시켜놓고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것은 인사가 아니라 민주노총을 향한 조롱”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대 노총 대표들에게 관례적으로 보내오던 것인데 이번에는 사회적 상황을 감안하지 못한 실무자의 행정적 착오”라고 해명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괴이한 연하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에게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연하장을 보냈습니다. 당시는 통합진보당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된 시점이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인종차별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습니다. 김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일대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하다 아프리카계 유학생을 바라보며 “연탄색이랑 얼굴색이랑 똑같네”라고 말했습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가 들끓자 김 대표는 “현장에서 친근함을 표현한다는게 상처가 될 수 있음을 고려하지 못한 잘못된 발언”이라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불찰이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청와대와 여당에 질 수 없다는 듯이 야당도 노인 폄하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0일 ‘박근혜정부 복지후퇴 저지’ 토크콘서트에서 “어르신들은 잘못된 정책으로 (자신들이) 가장 고통을 받으면서도 박근혜정부를 지지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는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젊은 세대가 참여하고 응원해줘야 우리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004년 총선 당시 “60~70대는 투표를 안해도 괜찮다. 그 분들은 (투표일에)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해 직격탄을 맞았던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문 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어르신들에 대해 폄하한 느낌이 드는 표현들이 있었던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잇따른 청와대와 여야의 논란 경쟁에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는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