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박해진 “늘 설레는 배우 되고 싶어요”

[쿠키인터뷰] 박해진 “늘 설레는 배우 되고 싶어요”

기사승인 2016-02-12 06:00:56
WM컴퍼니 제공

[쿠키뉴스=이혜리 기자] ‘대표 연하남’에서 이제는 ‘대표 훈남 선배’로 떠오른 배우 박해진. 데뷔 10년차인 그가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에서 대학생 유정 역을 맡아 청춘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그렇다고 잘생기기만 한 ‘훈남 선배’는 아니다. 달콤한 웃음 뒤에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섬뜩함까지, 10년차 배우의 내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동명 의원작 웹툰이 누적 조회수가 11억뷰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만큼 드라마 시작에 앞서 불거진 캐스팅 논란은 배우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됐을 터다. ‘치인트’는 캐스팅 과정부터 시끄러웠다. 박해진은 이에 대해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고 웃어 보였다..

“저에 대한 시선보다는 우리 작품에 대한 우려가 많으셨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원작 팬층이 두터워서 더 걱정들이 많으셨죠. 그 후 좋은 배우들이 캐스팅 되고, 오히려 캐스팅 후에는 큰 논란이 없었죠. 여주인공 캐스팅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는 저도 많이 안타까웠어요.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고 제가 느낀 점은 1회를 보셨으면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을 것 같은데, ‘조금만 기다려 주시지’ 하고 생각했어요.”

‘치인트’의 캐스팅이 결정될 때마다 포털 사이트 메인에는 그 과정이 낱낱이 보도될 정도였다. 하지만 박해진의 캐스팅에는 대부분 이견이 없었다. 등장인물들 중 가장 처음으로 캐스팅됐고,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유정 역에는 박해진이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 ‘박해진을 위한 드라마’가 아니냐는 기자의 말에 “제가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치인트’는 저를 위한 드라마가 아니에요. 저를 위해 무언가가 만들어진다는 건 부담스러워요. 제가 어느 작품에 출연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보다는 좋은 작품에 출연하기를 원하는 쪽이죠. 오히려 저는 ‘치인트’에 출연해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30대인 제가 대학생 역할을 맡았고, 저 때문에 출연진 전체의 나이대가 올라가야 하나 생각했을 정도니까요.”

‘치인트’의 연출을 맡은 이윤정 PD는 독특한 연출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직접적인 연기 지시가 아닌 배우가 답을 찾아가게끔 길을 터주는 것. 박해진 역시 이 PD의 연출법에 처음에는 답답했다고.

“감독님께서 직접적인 디렉션을 주지 않으세요. 제가 정답을 찾아갈 수 있게 힌트를 주시는 거죠. 처음에는 그 과정이 되게 답답했어요. 제 스스로에게 ‘감독님이 뭘 원하시는 걸까’라고 질문을 매번 던졌어요. 이게 훈련이 되다보니 저도 익숙해졌고, 연기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됐죠.”

이 PD의 디렉션도 쉽지 않았지만, 박해진이 맡은 유정 캐릭터도 배우로서 연기하기 쉽지 않았다. 유정 선배는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표정 변화가 거의 없고, 감정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표정은 없지만 미세한 표정으로 물결은 쳐야한다는 게 박해진의 설명이다.



“실제로도 표정이 그렇게 다양하진 않아요.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 아니죠. 상황이 안 좋아서 땅을 치고 울어본 적도 없어요. 그냥 기분이 많이 안 좋은 줄로만 알죠. 겉으로 내색을 안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유정을 연기할 때는 오른 쪽과 왼쪽, 생김새가 다른 얼굴을 이용했죠. 왼쪽 눈과 입꼬리는 올라가 있는데 오른쪽은 반대로 다 쳐졌어요. 그래서 얼굴의 왼쪽 근육을 미세하게 썼어요. 필요한 장면에 따라 각도를 바꾸면서 입체적인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어요.”

‘치인트’에 앞서 박해진은 OCN 주말극 ‘나쁜녀석들’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치인트’ 유정과 마찬가지로 속을 알 수 없는 천재 사이코패스인 연쇄살인범을 연기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나쁜 녀석들’ 팀과 블랙 코미디 장르로 다시 뭉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나쁜 녀석들’에서 함께 연기했던 김상중 선배, 마동석 형, 조동혁 형, 강예원 누나와 다시 호흡을 맞춰보고 싶어요. 이 분들과 함께 다음에 말도 안 되는 블랙 코미디에 도전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제 10년차. 앞으로 배우로서 걸어갈 길은 박해진이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달려있다. 그에게 배우로서 최대치의 목표를 물어봤다.

“목표요? 좋은 작품을 꾸준히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거 에요. 조금 더 욕심을 내면…. 좋은 상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상이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한해의 농작물의 결과잖아요.
나이가 들어도 그에 걸맞은 역할을 맡아야겠지만, 늘 대중에게 설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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