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단비 기자] 시설이 작은 요양병원의 고령 환자들이 실제로는 재활치료가 필요함에도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요양병원은 거동이 힘든 치매환자와 뇌졸중 환자들이 생활하는 곳으로 재활치료보단 요양의 개념이 강해 제대로 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편성범 고려대학교 재활의학과 교수(사진)는 인터뷰에서 대형병원과 요양병원 중간 의료모델이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편 교수는 “요양병원 내 재활치료를 위한 시설이나 인력,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며 “급성기 환자들이 꾸준히 재활치료가 필요하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노인에서의 낙상은 골절과 뇌손상을 일으킨다. 보통의 경우 대형병원에서 한 달 정도 급성기 치료를 받게 된다. 이때 떨어진 신체적 기능을 끌어올리는 운동치료가 들어간다.그러나 일부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는 치매·뇌졸중 노인의 경우 신체적 기능을 회복하는 재활치료보다 약물치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외상이 입은 노인의 중간 단계 치료가 부족하면 가벼운 외상이 장애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본래 갖고 있던 만성질환의 악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또 고령의 환자에서 흔한 삼킴 장애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방치하다 폐렴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삼킴 장애란 입안의 음식물 일부가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초기 증상으로 원활한 음식물 섭취가 어렵기 때문에 영양상태가 불량해지고 체중 및 기력감소를 보인다. 심할 경우 기도로 들어간 음식이 염증과 폐렴을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 폐렴증세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섭식장애를 발견하고 재활의학과로 의뢰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고 한다. 편 교수는 “고령 환자가 평소 식사를 잘 하더라도 이유 없이 기력저하를 호소하고 체중이 감소하면 섭식 기능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한다”며 “요양병원에 있는 노인이라도 노쇠해지는 것을 일반적인 현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재활의학과 의료진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수록 만성질환과 노화로 발생한 신체적 장애 등을 평가하기 위해 재활의학과를 찾는 고령 환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때 떨어진 신체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재활치료가 병행돼야 동반한 만성질환으로 인한 장애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재활의학과에서 환자를 많이 볼수록 병원의 수익이 감소되는 적자구조다. 이 때문에 요양병원 중 아예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 편 교수는 “노인 재활은 고령화 사회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그러나 현 의료수가체계에서는 고령환자에게 운동요법을 오래 지속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편 교수는 “재활의학과와 협진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노인의 신체적 기능을 올리는 것은 장애로의 이환을 예방하고 의료비, 간병비 부담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소병원과 요양병원 내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지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