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지난 1월 말,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난소암으로 사망한 노동자에 대해 법원이 처음으로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박연욱)가 사망한 A씨의 부친이 유족급여 등을 지급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전까지 반도체 관련 직업병으로는 뇌종양과 백혈병이 인정된 바 있다. 하지만 난소암이 반도체와 연관 있다고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다면 난소암은 정말 반도체와 연관 있는 것일까? 이와 관련 임종한 인하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에게 도움말을 들어봤다.
임종한 교수에 따르면 먼저 난소암이란 난소에서 발생한 암으로, 발병원인으로는 유전, 환경요인 등 다양한 요인들이 관여한다. 나이가 많을수록, 신체의 과도한 지방을 가진 사람일수록 발생위험이 높다. 이 외에도 여성의 다양한 폐경기 증상들을 감소시키기 위해 시행되는 호르몬 대체 치료는 사용기간이나 약물 종류에 따라 난소암 발생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아울러 여성호르몬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환경호르몬에 노출이 잦아도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그럼 반도체와는 어떤 연관이 있다는 것일까. 이번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임 교수는 어느 정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A씨는 작업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중 접착제, 세척제 등 유해화학물질에 상기 노출됐고, 인근 공정에서 배출되는 유해화학물질에도 지속적으로 노출됐다. 특히 접착제가 가열됐을 때 배출되는 휘발성물질에는 발암물질, 생식독성물질이 포함돼있었으며, 그 중에는 난소암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된 물질도 있다고 임 교수는 설명했다.
또한 A씨는 6년 넘게 교대근무를 했는데, 오랜 기간 교대근무를 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난소암 발병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A씨는 이러한 유해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난소암이 발병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 아닐까. 이러한 점을 모두 고려해보면 이번 판결에서 반도체와 난소암의 연관성을 인정한 것은 합리적이라는 게 그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교대근무와 암 발병과의 연관성에 대해 임 교수는 “교대근무로 밤 시간에 빛에 노출되면 생체리듬이 파괴되고, 암 발생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생성이 줄어드는 등 호르몬 교란을 가져와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이를 기초해 주야간 교대근무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도 인정하는 발암요인이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반도체 산업이 국제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는 만큼 직업병 예방 등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요청받고 있다. 임 교수는 “안전보건 분야에서도 앞서가는 기술을 갖추지 못하면 반도체 분야 전체에서의 신뢰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따라서 반도체 분야의 취급물질과 관련해 높은 위해성 평가 및 관리 기술을 확보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es228@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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