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했던 얘기 또하고’… 아쉬움만 남긴 SKT-CJHV 인수·합병 공청회

‘했던 얘기 또하고’… 아쉬움만 남긴 SKT-CJHV 인수·합병 공청회

기사승인 2016-02-24 17:56:55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는 24일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공청회를 열었다. 이번 공청회도 찬성 측과 반대 측으로 나뉜 채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번 공청회는 미래부가 주최한 만큼 방향이 제시돼 생산성 있는 토론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번에도 찬성·반대 주장을 나열하는 데 그쳐 소모적인 논쟁만 반복됐다. 이를 보다 못한 일부 참관자들은 구체적인 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토론이 이뤄지는 부분을 강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인수·합병을 찬성하는 측은 새로운 경쟁 강화, 지역 채널 활성화 통한 방송의 공공성 강화, 소비자 편익 증대 등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이상헌 SK텔레콤 CR실장은 “이통시장은 매출이 지속 하락하는 시장으로 이미 축소되고 있는 시장에 대한 지배력 논의는 의미 없다”며 “오히려 이동전화에서 결합 가입자 비중이 제일 높은 것은 KT”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사들은 다른 사업자를 반대해 편익을 얻으려는 의도는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탁용석 CJ헬로비전 상무는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것은 케이블TV 산업 성장세가 하락해도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며 “반대하는 사업자들 중 그 누구도 케이블 업체와 상생하자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무조건 반대가 아닌 공생방안을 제안해 달라”고 말했다.

반대하는 측은 이동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의 지배력이 결합판매를 통해 방송시장까지 전이되면서 소비자 후생 증진보다 선택권 제한, 지역 채널 요금인상 등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선거 방송 관련 공정성 문제와 고용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희수 KT상무는 “경쟁사를 줄이는 방식인데 상생이 될 수 있겠느냐”며 “시장 전체로 보면 담합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SK텔레콤의 이통시장과 초고속 인터넷 점유율이 5% 상승하는 것으로 나왔다. 투자와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발전하려 하기보다는 손쉽게 M&A를 통해 가입자를 확대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는 “1+1=1이 되는 것인데 어떻게 고용이 늘어날 것이며 내수시장에 국한된 문제인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국무회의를 통과한 통합방송법을 적용해 시간을 두고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방송통신 산업에서의 정부 정책은 지배력 전이를 막아온 것인데 이에 반하는 방향이다”고 덧붙였다.

이덕승 한국소비자단체 회장은 “양사 인수합병으로 결합판매상품이 강화되면 소비자의 편익이 어느 정도 증진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독과점이 우려돼 소비자 선택권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성동 방송협회 연구위원은 “오늘 토론회를 지켜봐도 양파껍질을 벗기듯 새로운 문제들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며 “특히 CJ헬로비전 비정규직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들은 직장을 잃을 우려가 크다. 하지만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청사진만 제시할 뿐 속 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종합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에 대한 인가 심사에 반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청회를 참관한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청회엔 정부가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왔는데 했던 얘길 또 하는 수준에 그쳤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ideaed@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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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기자
ideaed@kukinews.com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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