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③] 삼성 ‘갤S7’- LG ‘G5' 정면승부, 판매직원들 “같은 가격이면…”

[르포③] 삼성 ‘갤S7’- LG ‘G5' 정면승부, 판매직원들 “같은 가격이면…”

기사승인 2016-04-07 05:30:55
LG전자 G5(좌) 삼성전자 갤럭시 S7엣지·S7

LG전자의 명운을 건 프리미엄 스마트폰 ‘G5’가 지난달 31일 출시됐습니다. 3주 앞서 ‘갤럭시S7·S7엣지’를 출시한 삼성전자도 판촉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쿠키뉴스는 G5 출시 첫 주말을 맞아 서울 구로동 신도림 테크노마트와 구의동 강변 테크노마트를 방문해 판매점 15곳을 취재했습니다. 불법 보조금 지급 실태와 G5와 갤럭시S7 판매 분위기를 전하는 르포를 3편으로 나누어 싣습니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그거 사기예요”… 정부 단속 피해 ‘호갱’ 잡는 원조 ‘페이백 성지’

② ‘신도림’ 죽이자 ‘강변’에서… 갤럭시S7·G5 최대 38만원 페이백

③ 삼성 ‘갤S7’- LG ‘G5' 정면승부, 판매직원들 “같은 가격이면…”

G5·갤럭시S7 5만원대 요금제로 개통할 것처럼 해보니…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G5가 출시 첫날 1만5000대, 일평균 1만대가 넘는 판매량을 유지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첫 주말 신도림 테크노마트와 강변 테크노마트 현장에서도 “없어서 못 판다” “오늘만 20대 이상 팔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런데 ‘G5와 갤럭시S7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하면 판매점 직원들은 “같은 값이면 갤럭시S7이 낫다”고 입을 모았다. 대놓고 G5를 혹평하기도 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기자는 2년 약정이 끝나 G5와 갤럭시S7을 5만원대 요금제로 개통할 것처럼 가장했다. 1일 오후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만난 A직원은 출시 첫날 1만5000대가 팔렸다는 기사부터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판매량이 정확하게 집계된 것인지 확인해보고 싶다”며 “물량도 부족하고 찾는 사람도 없다. 핑크 색상만 몇 대 있고 골드와 실버, 티탄 색상은 구경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판매점 B직원은 “혁신적인 모듈 방식이 나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길어도 두세 달일 것”이라며 “처음엔 신기해서 이것저것 끼워보다가도 나중엔 귀찮고 실증이 나 모듈을 여러 개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강변 테크노마트 C직원은 “카메라 성능이 굉장히 좋게 나왔다”면서도 “몇 주만 지나도 일평균 판매량이 떨어질 것 같다. 지금까지 LG 스마트폰들은 그랬다”고 혹평했다.

다른 판매점 D직원도 “LG전자가 G5를 갤럭시S7과 같은 가격으로 책정한 것은 무리수”라며 “나중에 중고 가격을 따져 봐도 갤럭시S7을 사야 후회가 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다수 직원들은 G5보다 갤럭시S7을 추천하는 이유로 같은 가격을 꼽았다. LG전자는 G5 출고가를 갤럭시S7과 똑같은 83만6000원(32GB 기준)으로 책정해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여기에 탈착식 모듈기기인 캠 플러스와 하이파이 플러스 각각 9만9000원·18만9000원, 360캠과 360VR 29만9000원, 프리미엄 이어폰 H3 by B&O PLAY 27만9000원, 블루투스 헤드셋 톤 플러스 21만9000원 등으로 정했다. 오는 15일까지 G5를 구매하는 국내 고객에게 캠플러스와 ‘배터리팩’(추가 배터리+충전 크래들)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추후 G5 본체에 모듈 제품을 추가 구매하려면 100만원을 넘기도 해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업계에선 LG전자의 가격 정책에 대해 G5에 쏟아지는 외신의 호평에 자신감을 얻은 결과로 풀이한다. LG전자 무선 사업본부가 G4와 V10의 판매부진으로 잇따라 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판매 직원들이 G5보다 갤럭시S7을 추천하는 진짜 이유는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특정 유통점에 더 높은 리베이트(판매장려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제조사들이 비공식적이고 일시적으로 특정 유통점의 주력 모델에 판매 수당을 제공한다는 의혹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통사들이 판매점에 주는 리베이트 규모와 문제점 지적은 종종 보도됐지만, 제조사들이 직접 판매점에 제공하는 리베이트 규모는 지금도 베일에 싸여있다.

다만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내 단말기 제조사 리베이트 집행현황’ 자료를 공개하면서 제조사도 직접 리베이트를 제공한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올랐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단말기유통법(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9개월간 판매점들에 지급한 리베이트 규모는 모두 8018억원이고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지급한 리베이트도 3119억원(삼성전자 2459억원·LG전자 661억원)에 달했다. 해당 자료에선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4배 많은 직접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 직원은 자신에게 마진이 더 많이 주어지는 제품을 우선해서 추천하게 돼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장에 지원되는 자본의 규모부터 현격히 차이 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페이백이 30만원이 넘어간다면 제조사가 주는 리베이트도 함께 반영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사 리베이트는 유통구조상 존재할 수밖에 없다”면서 “규모는 거의 비슷하지만 삼성전자 쪽이 조금 더 높다”고 말했다. 이어 “르포 시점엔 리베이트의 차이 때문이라기보다는 G5 재고가 없어서 갤럭시S7을 추천했을 것”이라고 또 다른 관점을 전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제조사 지급 리베이트 규모도 차이 나겠지만, 삼성전자는 큰 규모의 유통점에 인력도 지원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사업자들이 법 테두리 안에서 다양한 방법을 잘 찾아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직접 리베이트 지급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통사가 모든 리베이트를 집행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리베이트는 있을 수가 없다”며 “특정 대리점별로 제공되지 않는다. 증거자료로 입증하지 않는 한 리베이트는 없는 것이고 리베이트가 없기 때문에 증거자료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대해서도 “아닌 얘기”라고 딱 잘라 말했다.

한편 현장 직원들도 G5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만 내놓진 않았다. 강변 테크노마트에선 “하루 동안 20대 이상 팔았다”는 직원만 3명이었다. 이들은 물량이 부족해 예약을 받고 있다고 했다. E직원은 “손님들이 G5를 가장 많이 찾고 있다”면서 “물량이 들어오는 대로 예약이 빠지고 있고, 오늘만 26대 팔았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같은날 갤럭시S7 3대, 갤럭시노트5 5대를 팔았다고 덧붙였다.ideaed@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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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ideaed@kukinews.com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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