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세계 1위 제약사인 화이자와 아일랜드 보톡스기업인 엘러간의 인수합병이 무산됐다.
7일 워싱턴포스트, 톰슨로이터 등 외신들은 화이자와 엘러간의 인수합병 시도가 성사단계에서 무산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가 이른바 ‘세금 바꿔치기’와 관련한 강력한 규제안을 내놓은 것이 화이자와 엘러간 인수합병 무산의 가장 큰 이유다. 세금 바꿔치기는 법인세 부담을 줄이고자 회사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는 일종의 합법적 조세회피다. 미국에서는 세금 폭탄을 피하고자, 본사를 해외로 옮겨 법인세 부담을 줄이는 시도가 그동안 많았으나, 정부의 강력한 규제안으로 이 마저도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미국 화이자 측은 “이번 결정은 지난 4일 발표된 미국 재무부의 조치에 따른 것이다. 앨러건에 합병 협상 파기 수수료로 1억50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해 앨러간을 1600억달러(한화 184조원)에 사들이기로 하고 협상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화이자가 합병회사의 본사를 법인세율이 미국(35%)보다 낮은 아일랜드(12.5%)에 두기로 하며 조세회피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 결정에 따라 화이자는 앨러간에 4억달러(약 4620억원)에 육박하는 협상 파기 수수료를 지불하게 됐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기업이 조세 회피 수단으로 다른 나라로 본사를 이전하는 행위는 매우 큰 문제"라며 이러한 세금 바뀌치기(Tax inversion)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개선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무부의 그간의 조치가 화이자 등의 기업이 조세회피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악용 사례를 야기했다"며 "이러한 조세 회피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법인세를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