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한심한 인간에 대한 기록, 영화 '무서운 이야기 3 : 화성에서 온 소녀'

[쿡리뷰] 한심한 인간에 대한 기록, 영화 '무서운 이야기 3 : 화성에서 온 소녀'

기사승인 2016-05-25 10:48:55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기계가 지배하는 행성에 한 소녀가 불시착한다. 소녀는 화성에서 탐욕스럽고 폭력적인 인간을 피해 도망쳤다. 소녀는 기계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소녀의 이야기 속 인간은 자신이 만물의 영장이라며 오만함을 보이고, 사소한 이유로 타인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자신의 죄책감을 전가하는 그야말로 구제불능의 종이다.

옴니버스 형식의 공포영화 시리즈 ‘무서운 이야기’가 세 번째 작품 ‘무서운 이야기 3 : 화성에서 온 소녀’로 돌아왔다.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는 한국 공포 영화 중 ‘여고괴담’ 이후 지속중인 유일한 공포 시리즈이며 매 편마다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영화는 전편과 동일하게 3개의 에피소드를 하나로 잇는 브릿지로 이루어져 있다. 부제로 짐작할 수 있듯 화성에서 인간을 피해 도망친 소녀가 인간의 한심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브릿지가 세 편의 에피소드 사이에서 영화를 전개한다.

첫 에피소드인 ‘여우골’은 전래동화나 전설의 고향에서 접해봤을 법한 ‘여우골’이라는 소재를 사용했지만, 인본주의적인 전설의 고향과는 다르게 ‘인간은 먼지만도 못한 존재’라는 시각으로 접근해 우리에게 익숙한 설화를 비틀었다.

질주 괴담을 표방하는 ‘로드레이지’는 최근 문제시 되는 ‘보복 운전’과 ‘묻지마 살인’ 등을 소재로 사용했다. ‘로드레이지’를 연출한 김선 감독은 “다른 에피소드가 모두 SF를 기반으로 했지만, ‘로드레이지’는 현실을 기반적인 이야기다. 그래서 더더욱 현실적인 공포를 추구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로드레이지’는 도로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의 특성을 살려 속도감과 굉음 등으로 공포의 감각을 자극한다. 배우 박정민과 경수진은 덤프트럭 안에서 구르고 소리를 지르는데 표현의 과장이 없어 상황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와 공포스럽다.

마지막 에피소드인 ‘기계령’은 연출을 맡은 김곡 감독이 “세계 최초 로봇 귀신 이야기를 만들어 보려 했다”고 밝혔듯 '기계령’은 급속도로 발달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한다. 아들의 오랜 친구이자 육아 로봇인 둔코가 아들에게 상처를 입히자 둔코를 없애고 새 로봇을 구입한 후에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세 편의 에피소드를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은 어리석은 존재’라는 것이다. ‘여우골’에 등장하는 여우 노인은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아닌, 이를테면 기생충 같은 것이다’라고 소리친다. ‘로드레이지’에 등장 하는 연인은 사소한 것으로 다투고 욱하는 성질을 이기지 못해 화를 당한다. ‘기계령’의 어머니는 자신이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을 로봇에 투영한다. 이렇게만 보면 이 영화가 어리석어서 미물일 수밖에 없는 인간에 대해 이야기한 것처럼 보이지만, ‘어리석은 인간’은 영화 안에서 구호에 그친다. 어리석은 인간에 대한 가시적 연출이나 냉소가 돋보이기 보다는 ‘인간은 하찮은 존재’라는 영화의 주제를 대사 등을 통해 단순하게 전달 혹은 설명만 하고 끝내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무엇보다 ‘화성에서 온 여우족 소녀’가 불시착한 행성에서 ‘살아남기 위해’ 로봇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것을 확인 하는 순간 눈물을 흘리는 과정은 지나치게 ‘인간적인’ 행위다. 인간의 존재 가치에 대해 너무나 인간적으로 말하는 여우와 기계는 그 자체로 아이러니하다. ‘무서운 이야기 3 : 화성에서 온 소녀’는 15세 관람가로 6월 1일 개봉한다.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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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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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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