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칼럼-강창일 국회의원(제주시갑)] 진정한 유토피아를 꿈꾸며

[여의도칼럼-강창일 국회의원(제주시갑)] 진정한 유토피아를 꿈꾸며

기사승인 2016-06-21 10:34:06

 

·강창일 국회의원(제주시갑)

영국의 인문주의자 토마스모어(Thomas More)가 만든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없는 장소라는 뜻과 동시에 좋은 장소라는 이중적 의미를 가진다. 이상향이 현실에 닿았을 때 가지는 모순적 의미를 나타낸 이 단어는 지금의 격변하는 제주의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담고 있다.

이른바 제주 이민의 효과로 제주인구가 65만 명을 돌파하면서 제주 이민’ ‘제주 살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고 제주는 급격한 인구증가와 더불어 부동산 가격 폭등 등의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다. 그만큼 제주가 살기 좋은 곳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유토피아를 찾아오는 이들에게 비싼 부동산가격과 일자리 문제는 또 다른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또한 도민들에게는 유입되는 인구와 늘어나는 관광객에 비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아 현실은 힘들기만 하다.

이러한 인구 유입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지만 차치하고라도 지켜야할 부분이 있다. 이주민들이 알아야 할 것은 비단 제주의 청정 자연 뿐만이 아니라 우리 선조들이 지켜온 우리의 역사이다.

우리 제주는 웅혼한 신령과 높은 기상이 서려 있는 한라산, 그리고 사면을 아우른 거친 바다 속에서 강인한 생명력과 도전정신을 키우며 스스로 자유를 만들어왔다. 그런 제주가 육지의 권력이 들어서고 수탈과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또 다른 저항의 역사를 만들어낸 것이다. 제주인은 제주 4·3’을 거치면서 상상하기도 힘든 불행과 아픔을 겪었지만, 그것을 딛고 일어서 이제 온몸으로 평화를 기원하고 있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상생의 정신, 스스로 주인이라는 주체정신 그리고 선조들의 검약정신은 평화의 섬 제주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현재의 제주는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받았기에 관광산업이 크게 발달하고 상업문화가 성행하고 있음에도 근대문명의 파괴성과 모순을 극복할 수 있었다. 분명한 것은 이주민과 도민들은 함께 제주의 미래를 견인해 나가고 있고, 이는 대한민국의 발전 동력이라는 것이다. 이주민과 원주민이 다시 한 번 우리 선조들의 정신을 본받아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문화를 이뤄야 한다.

한편으로는 4·3사건을 비롯한 뼈아픈 역사와 한을 담고 있는 제주를 우리 국민들과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이들에게 널리 알리고 공감할 수 있는 것에 제주의 미래가 있다. 4·3사건은 운명처럼 나를 정치로 이끈 계기가 되었고 내 과업이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되어 기억하기도 고통스러운 고문을 받으면서도 학살당한 영령들의 한을 떠올리며 제주가 반드시 평화와 통일의 중심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우리나라로 보면 제주도는 변방, 주변부이지만 아시아 전체로 보면 태평양 세력이 들어오는 한반도의 관문이다. 제주가 더 이상 변방이 아니라 세계 속의 제주로 견지해 정부 인식의 변화와 정책기조가 반영돼야 한다. 이를 위해 일본문제 전문가, 아시아역사 전문가로서 개인적으로 20대 국회에 들어 외교통일위원을 맡게 됐다. 제주는 일본과 중국을 잇는 동아시아 경제허브로서 머지않아 대한민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내 고향 제주, 진정한 유토피아를 꿈꾸며 20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민다.

이현정 기자
jeju2ju@kukinews.com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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