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평범한 선택들이 만든 특별한 배우, 유승호

[쿠키인터뷰] 평범한 선택들이 만든 특별한 배우, 유승호

기사승인 2016-06-24 09:09:26
배우 유승호(23)는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생경한 사람이다. 영화 ‘집으로’로 시작해 온 국민들이 다양한 경로로 그의 십대를 지켜봤지만, 정작 사람 유승호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잘 컸다’라는 말은 모두가 지겹도록 하고 있지만, 유승호가 정말 잘 컸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유승호 본인도 그렇다. 말을 그리 많이 하지 않는 성격상 언론 인터뷰도 많이 하지 않았다. 아무리 홍보성이라지만, ‘봉이 김선달’(감독 박대민)의 개봉을 앞두고 몇 십개 매체와의 인터뷰를 택한 건 어쩌면 유승호 본인에게도 파격이다.

궁금한 것이 많았다. 23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앉은 유승호는 자신을 가리켜 ‘평범한 사람’이라고 했다. 모르긴 몰라도 그 또래 중에서는 가장 평범하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일 테다. 대학교 특례입학도 거부하고, 모두들 가지 않을 수 있다면 절대로 가고 싶지 않다는 군대도 이례적으로 빠르게 다녀왔다. 여전히 커리어에는 문제가 없다. 유승호는 그 모든 특별함에 대해 평범한 선택의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속을 들여다보면 평범해요. 특례입학? 군 입대? ‘이렇게 하면 이미지가 좋아질 거야’라는 계산은 전혀 없었어요. 사실 대학교는 공부하기 싫어서 안 간 것뿐이거든요.(웃음) 중·고등학교 시절에 부모님이 저에게 ‘남들보다 떨어지기 싫으면 공부를 해라’라고 하셔서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열심히 했는데, 반항심도 좀 생기는 거죠. ‘내 또래 다른 애들은 연기에만 집중하는데, 왜 나는 공부도 해야 해?’ 그래서 안 갔어요. 다시 생각해도 잘 한 결정 같아요. 연기하면서 공부까지 같이 할 순 없을 것 같거든요, 지금은.” 군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적 유승호의 우상은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었고, 그래서 갈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무조건 군대에 가고 싶었단다. 갈 수 있는 상황이 되자마자 입대신청부터 했다. “군대에 막상 가니 몸이 힘들어 ‘늦게 가라는 부모님 말씀 좀 들을 걸 그랬나’라는 생각도 잠깐 하긴 했어요.” 수줍게 웃는 유승호는 잘 큰 또래 남자애들 그 자체였다.

그간 진지하고 순수한 캐릭터만 해 온 터라 유승호의 코미디 도전은 놀랍다. 유승호는 “놓치고 싶지 않은 작품이었다”고 ‘봉이 김선달’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항상 다양한 장르를 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사실 제 나이때 선택할 수 있는 시나리오의 폭이 많지는 않아요. 다른 선배들처럼 다양한 역할을 하기는 조금 어렵죠. 그 때 박대민 감독님이 ‘젊고 섹시한 사기꾼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하셨어요. 타이밍이 잘 맞았다 싶었죠.”

그렇게 선택한 코미디 장르는 유승호에게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이게 정말로 재미있을까 하던 고민이 사라졌다. 촬영 스태프들이 웃음을 참는 것만 봐도 좋았다. 누군가를 웃길 수 있다는 것은 유승호에게 새롭고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한 번쯤, 편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코미디 장르를 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하던 마음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어렸을 때는 사실 연기를 억지로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부모님이 권해서 하는 것이다 보니 캐릭터나 작품에 공감할 수도 없었고 알지도 못했죠. 크면서 하나하나 알아가게 된 것 같아요. '이 상황에서 이 캐릭터는 왜 이런 이야기를 할까?' 하는 개연성부터 책임감까지 생겼죠. 나 혼자만 잘 하면 된다, 하는 생각보다는 이제는 큰 그림을 보게 된 것 같아요. 영화가 잘 나오면 저도 당연히 돋보이겠죠? ‘봉이 김선달’은 느낌이 좋아요. 스스로도 부러울 정도인 시원시원한 김선달 성격도 그렇지만, 웃길 때 웃음이 나오고, 슬플 때 마음이 아픈 영화예요. 관객들이 즐겁게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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