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에릭 “‘또 오해영’은 인생작, 서현진은 사기 캐릭터”

[쿠키인터뷰] 에릭 “‘또 오해영’은 인생작, 서현진은 사기 캐릭터”

기사승인 2016-07-01 01:51:20


가수 겸 배우 에릭은 ‘또 오해영’을 통해 89가 아닌 100의 사랑을 마음껏 했다. 또 기대 이상의 많은 사랑도 받았다. 지난 30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난 에릭은 “아쉽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일주일에 1회씩 해서 100회까지 하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이 종영된 지 은 이틀 만에 만난 에릭은 드라마의 여운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모습이었다. 마지막회가 방송되던 날 동료 배우, 스태프와 함께 오전 6시30분까지 술을 마시고 다음날 종방연까지 했다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에릭은 ‘또 오해영’같은 드라마는 앞으로도 없을 거라며 종영을 맞은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다 맞아 떨어지기가 쉽지 않아요. 배우, 현장, 대본 등 주변 상황들이 정말 안 좋을 때는 몰아치듯이 사고도 나고 현장 분위기도 험악하고 시청률도 나쁠 수 있어요. ‘또 오해영’은 사고도 없었고 현장 분위기도 좋고 시청률도 좋았어요. 이런 경우는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시청자들도 같이 드라마에 몰입해서 의도하지 않은 장면까지 확대 해석해서 좋게 본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배우 에릭에게는 항상 명대사에 대한 질문이 따라다닌다. 2004년 방송된 MBC 드라마 ‘불새’에서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요?”라는 명대사를 소화했기 때문이다. ‘또 오해영’에서도 “있던 거야”, “먹는 거 예쁜데”, “그냥 다시 와 주라” 등의 대사가 진한 여운을 남기며 명대사로 회자되고 있다. 이제는 에릭이 하면 다 명대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사실 제작발표회 때는 도경이가 담백한 캐릭터여서 유행어가 안 나올 것 같았어요. 그래서 급조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던 건데 막상 다른 드라마에 비해서 많이 나온 것 같아요. 제일 좋았던 대사는 ‘있던 거야’예요. 사인할 때도 잘 써먹고 있어요. 네 글자만 써도 좋아해주니까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아요. 또 4회 점프 포옹하는 장면에서 등장했던 ‘그만 불행하고 같이 행복하자’라는 내레이션도 좋아요. 4회까지는 그런 톤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훅 들어오는 느낌, 심장을 꽉 잡는 느낌이었죠. 그 이후 엔딩까지 드라마를 꿰뚫는 내용을 담은 대사라서 와 닿았어요.”

서현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잘못하면 비호감이 될 수 있는 캐릭터의 빈틈을 서현진 본인이 메웠기 때문에 매력 있는 캐릭터로 재탄생 될 수 있었다는 얘기였다. 힘든 촬영 현장에서도 항상 밝은 분위기로 얘기를 이어가는 체력에 대해서도 감탄했다.

“모든 연기자, 스태프, 감독까지 한 명도 빼지 않고 모두 최고라고 얘기할 수 있는 배우예요. 초반에 방송이 나간 후 현장에서는 남자 배우들이 입을 모아 서현진을 ‘보물 같은 배우’라며 ‘현진이만 보필하면서 가야한다’고 말했어요. 우리끼리는 ‘사기 캐릭터’라고 불렀죠. 연기도 잘하고 현장 분위기도 밝게 만들어주니까요. 저는 도경이 말수가 없어서 대본을 많이 외워야할 필요는 없었어요. 그런데 해영이는 말이 얼마나 많아요. 그거를 마지막 2주 동안 집에 못가고 5일씩 촬영했는데 대본 때문에 딜레이 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밤을 새고 와서도 밝은 분위기로 얘기도 많이 하니까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에릭이 연기한 박도경은 원래 성형외과 의사라는 설정이었다. 외모에 대한 편견을 부각시키기 위해서였지만 더 평범한 직업이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마지막에 음향 감독으로 바뀌게 됐다. 에릭은 평소 작은 소리도 잘 듣는다고 말하며 어떻게 음향 감독 역할을 준비했는지 털어놨다.

“일단 감독님이 외국 폴리아티스트들이 작업하는 영상 자료를 보내줘서 많이 봤어요. 또 한국에서 영화 작업하시는 분들 작업실에 가서 배워보기도 했죠. 그 때 가르쳐 주셨던 음향 감독님이 촬영 때 나오셔서 실제는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주시기도 했고요. 많이 다뤄지지 않은 직업이어서 신선했어요. 다른 드라마처럼 주인공이 백수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끝까지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좋았어요.”

‘또 오해영’은 에릭에게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 에릭은 ‘인생작’이라는 표현으로 정리했다. 과거 ‘불새’로 화제를 받았던 시절과 비교하며 왜 ‘또 오해영’이 자신에게 남다른지 차근차근 설명했다.

“‘또 오해영’은 제 ‘인생작’이에요. 이전에는 가장 크게 화제가 됐던 드라마는 ‘불새’였는데 그 때는 신화 멤버들에게 놀림도 많이 당하고 연기력 논란도 있었죠. 저도 당시에 연기하면서 공감하면서 했던 건 아니었어요. 서브 남자주인공 역할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또 오해영’은 주인공으로서 한 작품을 실수 없이 좋은 분위기에서 끝냈다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아요. 저희도 시청자도 만족스럽게 했어요. 또 같이 작업했던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이 너무 좋은 사람들이고 잘하는 사람이에요. 그들이 어딘가에서 다른 작품을 해도 지금 사랑받은 것처럼 계속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 싶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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