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생소한 폼페병, 그 남모를 공포를 아십니까

이름도 생소한 폼페병, 그 남모를 공포를 아십니까

기사승인 2016-07-03 23:07:32


폼페병. 이름조차 생소한 폼페병은 유전성 신경근육질환 중 하나다. 현재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약 5만70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폼페병으로 확진받은 국내 환자는 약 40명에 불과하다. 질환을 앓고 있어도 폼페병인지 모르는 환자들이 많고, 이로 인해 치료시기를 놓쳐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것. 이 가운데 최근 한국폼페병환우회가 출범했다. 숨어있는 환자를 찾아 도움을 주고, 환자들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는 것이 환우회의 출범 이유다. 환우회의 향후 활동계획을 듣고자 한국폼페병환우회 김승완 회장과 조주현 부회장을 만났다.

“중학교 때 증상이 시작됐어요. 병원에서는 단순히 간수치가 높다는 진단이 나왔죠. 이후 고등학교 2학년 때 다시 검사를 받았지만 근 긴장증이라는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꾸준히 치료를 받던 중 이상하다 싶어서 큰 병원에 가서 호흡곤란 증상을 말했습니다. 이후 유전자검사를 받고 폼페병 확진을 받았죠. 그 때 제 나이가 서른이었습니다.” 김승완 회장은 학창시절부터 이상 질환이 발병했으나 10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병명을 알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인터뷰에 함께한 조주현씨는 자신도 폼페병 확진을 받은 지 3년 밖에 되지 않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저도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남들보다 몸이 약한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다 근육질환으로 진단을 받고는 10년 동안 정말 그런 줄만 알고 있었어요. 한참 지나 3년 전 검사를 받고 제 병이 폼페병이라는 걸 알았죠.” 폼페병 환우들은 공통된 목소리 중 대표적인 것이 정확한 진단까지의 과정이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김승환 회장과 조주현씨는 되도록 조기진단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병명을 모른 채 지내온 시간의 고단함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

김 회장은 “희귀질환인데다 치료제가 도입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아 의사선생님들 조차도 폼페병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비교적 간단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치료방법도 있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폼페병에 대한 인식을 좀 더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과 같은 후기발병형 폼페병의 경우에는 병에 대한 의심이 검사와 진단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김 회장이 거주하는 대구지역에서 폼페병 치료를 실시하는 병원은 약 2~3군데에 불과해 폼페병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의 인식이 없이는 검사를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회장은 “폼페병이 의심되는 증상을 앓고 있다면 신경근육전문의에게 폼페병 관련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투병생활 중 아쉬웠던 점을 묻자 김 회장은 “아무래도 태어날 때부터 일찍 질환을 진단받고 치료를 받았다면 지금보다 예후가 좋았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신생아를 대상으로 유전성 대사질환 검사를 해주지만, 폼페병과 같은 리소좀축적질환의 검사 항목은 빠져있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와 달리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는 폼페병 등 리소좀축적질환에 대한 검사를 국가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신생아 대상 검사에는 해당항목이 빠져있어 부모가 따로 신청해야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조주현씨는 “폼페병은 가능한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들었다. 스크리닝 검사를 통해 한 명이라도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받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폼페병은 아동기부터 성인기까지 전 연령에 거쳐 나타난다. 주요 증상인 근력쇠약, 호흡곤란 이외에도 환자마다 다양하게 증상이 발현돼 근육병 등 타 질환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조기에 진단받아 치료받을 경우에는 예후가 좋은 편이다. 또한 희귀질환 산정특례 정책에 따라 의료비도 지원받을 수 있다. 조주현씨는 “희귀질환이지만 치료제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환자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된다. 예전에 나와 같이 정확한 병명을 알지 못하고 지내는 환우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며 말했다. 

앞으로의 대한폼페병환우회 활동 계획과 관련 김승완 회장은 “일차적으로 전국에 잠재 환자들을 찾아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투병 생활을 하는 환우들의 지원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들이 폼페병에 대해 정확히 알고, 의료현장에서도 빠른 진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