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15년 차 배우 공유 “꾸준히 하다보면 저만의 고유함 알아주겠죠”

[쿠키인터뷰] 15년 차 배우 공유 “꾸준히 하다보면 저만의 고유함 알아주겠죠”

기사승인 2016-07-14 12:35:44


공유는 2001년 KBS2 ‘학교4’로 연기 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15년 차 배우가 됐다. 15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공유는 꾸준히 작품 활동을 했고, 그의 이름만 대도 떠오르는 작품도 몇 가지 있다. 개봉을 앞둔 주연 영화 '부산행'은 공유의 대표작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최근 공유를 서울 팔판로의 한 카페에서 만나 개봉을 앞둔 주연작 ‘부산행’과 그의 연기에 관해 물을 수 있었다.

개봉을 앞둔 ‘부산행’은 올여름 화제작 중 하나로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다. 공유는 영화에서 딸과 함께 부산행 열차에 탔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의 습격을 받고 딸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주인공 석우 역할을 맡았다.

재난 영화인 ‘부산행’은 좀비라는 특수한 소재 때문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공유는 ‘부산행’ 출연 을 결정한 계기에 대해 “한국 상업영화에서 좀비가 등장한다는 게 신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화의 참신한 기획에 끌렸지만,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기존의 좀비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의 눈높이를 어떻게 맞출까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부산행’의 시나리오를 접하고 고민하던 공유는 연상호 감독을 만나 궁금한 것을 직접 물었다.

“감독님께 '좀비 분장은 어떻게 할 것인지' 같은 사소한 것부터 물었어요. 감독님의 답변을 들으면서 감독님의 자신감에 매료됐어요. 감독님의 그 자신감은 저에게 명분과 도화선이 됐죠. 연상호 감독님과 함께 작품을 만들면 재미있는 것이 나올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유는 자신이 맡은 석우 역할을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석우는 영화 초반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딸과 함께 재난 상황에 처하며 점점 변해가는 인물이다. 공유는 ‘부산행’ 속 자신의 연기에 대해 “인물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는지 모르겠다”는 다소 의외의 평을 했다.

“실제 아이를 키우는 경험을 해봤다면 감정을 조금 더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미련이 있어요. 이 역할을 얼마만큼 잘했는지 저 스스로는 잘 모르겠어요.”

공유의 이런 모습은 지나치게 겸손한 태도가 아닐까. 공유는 “자신에게 너무 박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에 대해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다”고말했다. “저는 스스로에게 늘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더디더라도 제 연기가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석우 역을 연기하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공유는 한참 동안 말을 고르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보여줄 수 있는 임팩트가 약한 역할이라도 어떤 배우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제가 대단한 것을 보여줄 것이란 생각은 안 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하죠. 이런 건 세월이 흐르면 조금 더 명확하게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5년이란 시간도 꽤 긴 시간이 아닐까. 그는 15년의 연기 활동에 대해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짧다면 짧은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현재 자신에 대해 “그(15년)만큼 더 가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15년 연기했지만, 아직 저도 저를 다 몰라요. 하지만 꾸준히 저 자신을 평가하고 타 배우와 다른 점을 보여줄 수 있다면 언젠가는 많은 사람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의 연기에 대해 좀처럼 좋은 소리를 하지 않던 공유는 인터뷰 말미에 연상호 감독과 술자리에서 나눴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감독님이 첫 촬영 전에 ‘공유 씨가 다른 배우 누구처럼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대요. 그런데 첫 장면을 찍고 모니터를 보고 ‘내가 괜한 생각을 했구나. 공유라는 배우는 이렇게 그냥 두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셨대요. 촬영이 다 끝난 후 술자리에서 이런 말씀을 해주시는데 감독님이 저만의 고유함을 알아주신 것 같아 정말로 고마웠죠.”

자신을 칭찬하는데 인색한 배우는 겨우 이 멋진 일화를 말하고서 몇 마디를 더 덧붙인다. 

“이런 것들이 제 연기를 설명하는 데 조금 도움이 될까요? 관객은 영화에서 보이는 모습으로 저를 판단할 수밖에 없어요. 꾸준히 지금처럼 연기하다 보면 더 많은 사람이 제가 추구하는 고유함을 알아주겠죠.”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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