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영화 ‘부산행’ 정유미, “늘 좋은 것을 보여드려야 해요. 그게 제 일이니까요”

[쿠키인터뷰] 영화 ‘부산행’ 정유미, “늘 좋은 것을 보여드려야 해요. 그게 제 일이니까요”

기사승인 2016-07-15 09:41:54


배우 정유미는 맑고 씩씩하다. 어떤 역할을 맡든 자신만의 매력을 녹여내던 정유미가 이번에는 만삭의 몸으로 부산행 KTX에 올랐다. 재난 블록버스터 속 정유미는 좀처럼 상상이 가지 않지만, 그래서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 좀비와 재난을 만난 정유미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영화 ‘부산행’에 출연한 배우 정유미를 최근 서울 팔판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부산행’은 올여름 화제작 중 하나로 개봉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영화에서 정유미가 맡은 성경은 아이를 가진 임산부로, 상화 역할을 맡은 배우 마동석과 신혼부부로 등장한다.

마동석과 정유미는 의외의 조합이지만, ‘부산행’에서만큼은 참 잘 어울리는 부부다. 처음 마동석과 연기를 한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정유미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이에 대해 정유미는 “낯선 상대라고 걱정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며 “마동석 씨와 어떻게 어울릴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만 가지고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극 중 마동석과의 호흡은 훌륭하다. 정유미는 이에 대해 “요즘 여러 작품에서 매력을 뽐내고 계신 마동석 씨 덕분”이라고 마동석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마동석 씨가 저희 영화에서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니 그 모습도 즐겨달라”며 영화 ‘부산행’의 홍보를 잊지 않았다.

“시나리오에는 대사가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마동석 씨가 많은 애드립을 해줬어요. 마동석 씨의 애드립에 제가 반응하고 그런 호흡이 좋았어요. 그래서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온 것 같아요. 마동석 씨에게 많이 사랑받는 역할이라 제가 조금 더 예쁘게 나온 것 같기도 하고요.”

영화에서 정유미는 좀비에 쫓겨 만삭의 몸으로 좁은 기차 칸을 뛴다. 임부 역할이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았을까. 정유미는 씩씩하게 “별로 힘든 것은 없었다”고 답했다. 배에 특수 분장을 종일 하고 있으니 촬영이 끝나고 풀면 편하긴 했지만, 특별히 힘든 것은 없었다고. 정말 힘든 것이 없었냐고 재차 묻자 정유미는 “촬영이 여름이었지만 임부 역할이라 영화에 맨다리로 나올 수 없어 레깅스를 입었다”며 “내가 마른 편이어서 레깅스를 두 개 착용해서 더웠던 게 조금 힘들었다”고 답했다.

임부 역할을 하면서 특별히 정서적으로 신경을 쓴 것도 없었다. ‘부산행’에서 중요한 것은 임부를 현실감 있게 표현하는 것이라기보다 영화에 잘 녹아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기할 때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지만, 그 전까지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이번 작업에서는 제 생각이 이 영화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일부러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어요. 영화의 규모가 크고 여러 배우가 나오니까 캐릭터에 대한 저의 생각이나 감정에만 맞출 수는 없죠. 이번에는 생각을 줄이고 최대한 유연한 상태로 현장에 가서 감독님의 요구대로 연기했어요.”

정유미는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낯선 현장을 대면할 때는 지금도 많이 긴장되고 떨리지만, 천천히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니 이 모습을 이해해주면 고맙겠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배우는 연기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어요. 잘하지 못할 거면 그 외의 모습은 보여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연기 이외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어려웠어요. 지금은 그냥 그런 것들을 놔버렸어요. 언젠가부터 저의 생각이나 다른 배우들과 나눴던 것들을 표현할 수 없는 게 부끄러워졌거든요. 안 그러고 싶어서 노력 중이에요.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니, 이 모습 자체를 너그럽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배우는 연기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졌던 배우답게 그녀는 연기로 혹평을 받은 적이 거의 없다. 연기는 이미 잘하지 않느냐는 칭찬에 “매번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못하는 순간을 아직 들키지 않았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답한다. 연기에 대한 칭찬을 들을 때면 고맙다는 마음만 가지고, 그것에 취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그런 정유미에게 들키지 않은 순간에 대해 물었다. 잠시 생각하던 그녀는 “있어도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웃음 짓는다.

“제가 선택한 이야기를 보여드리려고 촬영 현장에 가는 거니까 잘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거죠. 늘 좋은 것을 보여드려야 해요. 그게 제 일이니까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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