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뱃살만 유독 나오는 복부 비만처럼 부분 비만도 암 발생과 연관이 있을까. 물론 비만이 암을 발생시킨다는 부분에 대해서 아직까지 정확한 이유는 밝혀진 바가 없는 상태다. 다만 여러 연구들을 통해 비만과 암 발생과의 연관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계속해서 제기돼 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비만과의 연관성이 확실한 암으로 대장암, 직장암, 폐경 후 유방암, 자궁내막암, 신장암, 식도 선암을 보고하고 있다. 또 세계암연구재단(WCRF)에서는 앞에서 제시한 암들과 더불어 췌장암도 비만과의 연관성이 확실한 암으로 보고 있다.
성별로 나눠보자면 남성의 경우 비만으로 인해 혈증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져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진행성 전립성 암 발생과 관련돼 있다. 여성의 경우 비만으로 인해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유방암, 자궁내막암을 비롯해 몇몇의 다른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 외에도 비만은 비알콜성지방간염의 위험요인으로, 비알콜성지방간염은 간경화로 진행돼 간암 발생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비만인 경우 인슐린과 렙틴 수치가 상승돼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인슐린과 렙틴이 암 세포 성장을 촉진시킨다.
더불어 인슐린 저항성은 복부 비만인 경우 특히 증가하는데, 이때 췌장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이를 보상하기 위해 혈증으로 인슐린 분비량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고인슐린혈증은 대장암, 자궁내막암, 신장암, 췌장암 발생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윤이화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과장은 “정상 체중이면서 복부 비만이 있는 경우, 암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고 제한적이다”면서 “그러나 몇몇 코호트 연구 결과 정상 체중이면서 복부 비만이 있는 마른 비만은 유방암, 자궁내막암, 전립선암, 대장암과 연관성이 있고 암사망률 증가와도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성별로 나눠보면 여성의 경우 부분 비만은 유방암, 자궁내막암, 췌장암, 대장암과 유의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전립선암, 대장암, 췌장암이 복부 비만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윤 과장은 “하지만 여성의 유방암과 부분 비만의 연관성에 대한 결과들은 폐경 전후 나이에 따라 연구마다 그 결과에 차이가 있고, 남성의 경우에도 비만과 대장암 및 췌장암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일관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추가적인 연구 결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부분 비만만 해결하면 다시 암 발생 확률이 줄어들게 될까. 윤이화 과장은 “암종에 따라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체중감량으로 인해 암이 예방된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일부 연구에 따르면 폐경 후 여성들에서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과장은 “부분 비만이라고 해서 신체의 일부분만 집중적으로 관리하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건강 체중을 유지하면서 올바른 식사요법과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박예슬 기자 yes22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