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암병원은 국가 중앙병원으로서 암(癌)분야의 정밀의료 플랫폼을 잘 구축하고, 모든 환자가 최상의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공공의료’ 실현에 앞장 설 것입니다.”
서울대병원 김태유 암병원장은 “최근 의료가 ‘근거중심의료’에서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요인을 분석해 치료하는 ‘정밀의료’로 빠르게 이행하고 있다”며 “암병원도 그간 축적된 임상·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정밀의료의 임상구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최고 의료기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서울대암병원 수장이다. 서울대병원은 2011년 3월 지상 6층·지하 4층 규모의 암병원을 개원했다. 암종별 센터 16개, 통합암센터 10개, 암정보교육센터·종양임상시험센터 등 총 28개 센터를 두고 암 치료와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로 개원 5년차를 맞은 서울대암병원은 그 동안 진료역량 강화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왔다. 일평균 외래환자수는 2011년 1280명에서 2015년 1909명으로 약 49% 늘었고, 외래총환자수 2011년 24만8349명에서 2015년 47만5270명으로 약 91%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월평균 암수술 건수만 해도 무려 780건에 달했다. 이러한 성과는 서울대병원의 풍부한 임상·연구경험을 기반으로 효율적인 운영시스템을 접목시킨 덕분이라는 게 김 병원장의 설명이다.
서울대암병원은 2014년 선정된 보건복지부 지정 연구중심병원 암유닛(Unit)과의 연계를 강화해 임상과 연구를 융합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지난해 4월 암맞춤치료센터를 신설했다. 김태유 원장은 “암은 유전자 변화에 의해 생기는데, 같은 종류의 암이라도 암을 일으킨 유전자 변화는 다를 수 있다. 센터에서 유전체 기반 맞춤치료를 시행하는데 이는 암세포의 유전자변이 200∼300개를 차세대유전자기술이라는 방법으로 한 번에 분석해 각 환자에 맞는 올바른 항암제를 효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폐암에서의 EGFR, ALK 유전자, 유방암에서의 HER2 유전자, 대장암에서의 RAS 유전자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유전체 분석을 위한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서울대병원에서도 암환자의 정밀 유전자 분석을 위한 오픈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파운데이션 메디슨’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필요하다. 앞으로 복지부에서 NGS에 대해 신의료기술로 인정해 급여화를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병원에서도 검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환자 맞춤형 유전체 분석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검증되고 신뢰가 있는 유전체 분석이 국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곧 모든 대한민국 암환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길이며, 공공의료기관이 지향해야 할 목표”라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 파운데이션 메디슨은 암 유전체 의학 분야 연구자에게 파운데이션원(FoundationONE)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환자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유방암, 폐암 등의 진단과 이 과정에서 도출된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표적 항암제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4년에만 약 2만5000여건 임상서비스가 이뤄졌다.
지난 10여년 사이 암치료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김 원장은 “과거의 진료패턴은 환자에 따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이미 의료계가 맞춤치료 시대로 접어들었고 미래에는 이런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 자명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암 치료의 전망은 무궁무진하다고 보여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