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P&G 페브리즈 제품에 사용된 독성분 4급 암모늄 클로라이드(디데실디메틸암모니움클로라이드·DDAC)는 인체 흡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근거는 P&G가 미국환경보호국(EPA)에 제출한 DDAC 흡입독성 자료에 따른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페브리즈 제품 내 DDAC는 0.032㎍/㎥ 수준으로 이는 안전한도치 14.3㎍/㎥에 비해 447배나 낮은 수준이다. 더 쉽게 말하면 DDAC를 함유하는 페브리즈 물방울 크기는 85~120microns(마이크론) 정도로 입자가 너무 커서 스프레이 후 중력에 의해 바로 옷에 묻거나 바닥에 떨어져 폐에 들어갈 확률이 없다는 것이다. 폐에 DDAC가 들어가려면 페브리즈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론 이하여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천식환자들이 쓰는 의학기기 네블라이저에 들어 있는 입자 크기가 5마이크론으로 페브리즈의 물방울 크기와 비교했을 때 50배정도 차이가 난다. 그렇기 때문에 페브리즈 사용에 의해 DDAC가 인간의 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분에 페브리즈를 1300번 스프레이를 해야 가능하다. 성인남자가 1분에 스프레이를 당기는 것은 250번 정도가 최고치다. 그런 악조건으로 페브리즈를 공기 중에 분사 후 DDAC값을 측정해본 결과 공기 중에 DDAC가 잔존하지 않았다.
페브리즈의 향기가 공기 중에 남아 그 안에 DDAC가 잔존해서 폐에 흡입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페브리즈를 분사했을 경우 향기는 그대로 공기 중에 남고, 물방울은 옷에 달라붙어 오염물질을 제거했다. 이는 실제 기자들 앞에서 페브리즈 연구원이 실험을 통해 눈으로 보여줘 사실을 확인케 했다.
또 소비자들이 인위적으로 페브리즈 제품 속 극소량의 DDAC를 흡입을 했더라도 양전화현상(몸 밖으로 밀어내는)에 의해 재채기나 기침, 소변 등으로 배출된다는 독성학자의 주장도 나왔다.
존 칼드웰(John Caldwell) 리버풀대학교 독성학 명예교수는 “DDAC의 생태 축척성은 입자가 10마이크론 이하 일 때 흡입이 가능하다”며 “소량의 DDAC가 호흡기 상부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몸 방어적 기능 때문에 배출이 된다”고 설명했다.
옥시 래킷밴키저의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으로 인해 생활용품 전반에 ‘화학 포비아’ 현상이 발생한 가운데, 극미량의 독성분이 사용된 P&G의 페브리즈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피해가진 못했다. 특히 일부 의사들은 페브리즈 성분 중 DDAC는 독성물질로 인체에 분명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해 불안감은 더 커졌다. 의문을 풀기 위해 P&G는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한국기자들에게 뉴욕 본사 신시내티에 있는 P&G 연구센터를 외부인에게 전격 공개했다. P&G 회사가 생기고 연구센터가 개설된 지 131년 만에 연구센터가 외부인에게 공개된 것으로 처음 있는 일이다. 팸투어 진행을 두고 일부 한국 환경단체는 “언론 통제”라는 말까지 했다. 통제는 없었다. 오히려 기자들은 간담회 내내 끈질기고 집요한 질문 끝에 P&G가 내놓기 애매하게 생각했던 EPA에 제출한 흡입독성 자료까지 얻어내 공개하게 했다. 이 자료는 이미 한국 환경부에 제출돼 있던 터라, 한국P&G는 해석의 차이가 생길 수 있어 흡입독성자료 공개를 꺼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신시내티=조규봉 기자 ck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