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생후 34일된 갓난아기가 사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아이가 링거를 맞고 청색증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질병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는데요. 과연 청색증이 어떤 병이기에, 아기는 숨진 것일까요. 그래서 이번 이슈체크에서는 청색증이란 어떤 병인지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저도 관련 기사를 봤어요. 생후 30여일된 아기가 갑자기 숨진 것인데요. 부모의 마음을 다 짐작할 수는 없지만, 너무 안타까운 일이에요. 장유형 기자,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한 내용 좀 알려주세요.
장윤형 기자▶ 지난 23일, 온몸에 미열이 있는 감기 증세로 생후 34일된 여자 아기가 인천의 한 대학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리고 나흘 뒤인 27일 오후, 링거 주사를 맞다 얼굴색이 새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을 보인 뒤 바로 심정지로 숨졌는데요. 당시 의료진이 응급조치를 하는 도중 아기가 다량의 우유를 토해냈고, 심폐 소생술 시도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망했다고 밝혔는데요. 조사 결과, 링거를 맞기 1시간 전에 분유를 먹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그러니까 처음 입원 당시에는 큰 병이 의심되는 상황은 아니었던 건가요?
장윤형 기자▶ 그렇죠. 38도 이상의 고열이 아니라 37도 대의 미열이 있었던 정도인데요. 성인이라면, 감기 증상으로 바로 병원을 가지 않지만요. 워낙 신생아라서 부모는 바로 아기를 낳은 산부인과를 찾았고요. 거기서 큰 병원으로 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대학 병원으로 옮긴 것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그리고 나흘 후 갑자기 사망한 건데요. 거기에서 부모와 병원 측의 주장이 서로 달라요. 먼저 부모의 주장은 아기가 링거를 맞는 중 사망했다는 것이고. 또 병원 측의 주장은 아기가 먹는 분유 때문이라는 건가요?
장윤형 기자▶ 아기의 부모는 링거를 맞는 중 사망했다면서 의료사고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사 바늘을 교체하고 반창고를 부착하던 중 청색증이 발생했다는 것이죠. 하지만 병원 측에서는 연결을 위한 링거를 제외한 별도의 주사 투입은 없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청색증 발생 당시 현장에 있던 의료진들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서 기관 삽관을 했고, 삽관된 관을 통해 우유를 비롯한 다량의 음식물이 배출됐다는 거죠.
원미연 아나운서 > 어쨌든 아기의 사망보고서는 병원 측에서 기재하는 것이니까요. 병원 측이 내세운 사인은 무엇인가요?
장윤형 기자▶ 병원 측의 발표에 따르면, 의학적 정황에 의해 아기의 사인은 우유에 의한 흡인성 폐렴으로 사망보고서에 기재했습니다. 하지만 아기가 청색증을 보였다는 부모의 주장이 이어지면서, 현재 경찰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고요.
원미연 아나운서 > 책임이 누구에게 있든, 갓난아기는 소중한 생명을 잃었고, 부모는 자식을 먼저 보냈으니, 보다 확실하게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텐데요. 그 결과를 기다려봐야 겠네요. 아기가 숨지기 직전 보였다던 청색증은 어떤 병인가요?
장윤형 기자▶ 청색증은 시아노제(cyanosis)라고 불리는 병인데요. 산소와 결합하고 있지 않은 환원 헤모글로빈(hemoglobin)의 양이, 혈액 100㎖당 5g 이상으로 증가할 때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고, 반대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게 되는 거죠.
원미연 아나운서> 아기는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청색증이 나타난 것이군요. 청색증이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을 보이는지도 알려주세요.
장윤형 기자▶ 입술, 손발톱, 귓불, 팔다리 끝, 구강점막 등 피부조직이 얇은 곳에 산소 공급이 줄어들면서 파랗게 나타나고요. 심하면 온몸이 시퍼렇게 변하기도 하는데요. 문제는 이 청색증이 심폐질환 증세의 하나로, 질환이 위독하다는 지표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또 이 증세가 오래 지속되면, 손가락 끝이 곤봉 모양으로 변하기도 하고요.
원미연 아나운서 > 청색증이 나타내는 질환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장윤형 기자▶ 청색증은 이물질에 의한 기도 막힘,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 울혈성 심부전, 만성폐쇄성폐질환, 패혈증, 폐부종, 흡인성 폐렴 등으로 생기는데요. 원인이 되는 병의 형태에 따라서 크게 중심성과 말초성으로 나뉩니다. 중심성은 동맥혈의 산소포화도의 저하로 일어나는데, 온 몸에 청색증이 나타나는 것이고요. 그 원인은 심장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 등입니다. 호흡기 질환으로는 폐결핵, 폐렴, 폐기종, 기흉, 흉막염 등 폐에서의 가스 교환 장애가 있는 상태를 꼽을 수 있고요.
원미연 아나운서 > 그럼 말초성은요?
장윤형 기자▶ 말초성은 동맥의 산소포화도는 정상인데 청색증이 나타나는 경우고요. 신생아가 혈관운동이 불안정할 때 나타나거나 추운 곳에 노출됐을 때 볼 수 있습니다. 통상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죠.
원미연 아나운서 > 잠깐만요. 지금 신생아의 청색증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요. 왜 이번 아기 사망 사건이 일어난 것일까요?
장윤형 기자▶ 이번에 숨진 아기의 경우, 말초성이 아닌 중심성인 것 같고요. 그래서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 것 같습니다. 하나의 위독한 질병의 증상으로 청색증이 나타난 거죠.
원미연 아나운서> 지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어떤 상황에 따라 청색증이 나타날 수도 있는 건가요.
장윤형 기자▶ 건강한 사람이라도 추운 상태이거나 정신적으로 긴장했을 때, 청색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는 위독한 상태일 때 나타납니다. 실제로 지난 2014년에 어린이집에 위탁된 생후 7개월의 영아가 청색증을 보이다가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는데요. 대부분의 경우, 위독한 질병이 증상으로 청색증이 나타난다는 점, 꼭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알려드립니다] 신생아 사망과 관련해 해당병원은 “사망한 영아와 유가족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의학적 정황에 의한 사인은 ‘우유에 의한 흡인성 폐렴’으로 사망보고서에 기재했다”고 밝혔습니다.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