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강한 여름철이지만 흐린 날에도 선글라스를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 의외로 구름 낀 흐린 날의 자외선 지수가 높음 단계를 보이는 경우가 있어 주목된다. 앞으로 ‘눈 보호’를 위해서라면 날씨와 상관없이 선글라스를 챙기는 것이 좋겠다.  

◇한여름에는 날씨와 관계없이 자외선 주의해야

기상청이 10년간(2001∼2010년) 포항과 목포에서 관측된 자외선 양을 분석한 결과, 흐린 날에는 평균적으로 맑은 날에 비해 자외선의 양이 감소했다. 그런데 구름 낀 날에 맑은 날과 자외선수준이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날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999년부터 2004년까지 기상청이 충남 안면도에서 여름철 자외선 강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얇은 구름층이나 부분적인 구름이 있는 날에 자외선 값은 맑은 날보다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름에 의한 반사와 산란으로 자외선 복사량이 맑은 날보다 흐린 날에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외선은 대개 구름에 의해 차단되는 편이이다. 그런데 태양 주변에 구름이 있을 때는 태양에서 직접 내려오는 자외선과 구름에 의해 반사돼 들어오는 자외선이 합쳐져 자외선 양의 증가로 나타는 것이다. ,  

문남주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는 “선글라스는 햇빛이 강한 날에만 착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안과질환은 직사광선과 관계없이 자외선에 얼마만큼 노출되느냐에 따라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여름철에는 흐린 날에도 자외선지수가 높은 날이 많고, 스키장에서 눈에 반사되는 자외선 때문에 고글을 끼는 것처럼 비온 뒤 젖어있는 지표면에서 반사되어 산란되는 자외선 때문에 구름이 끼거나 날이 다소 흐린 날에도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 눈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자외선 노출 시 안과질환 ‘위험’

태양광선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380~750nm)과 적외선(750nm이상), 자외선(UV, 380nm이하)으로 나뉜다. 이중 자외선에 맨눈이 장시간 노출될 경우 각막과 수정체에 흡수돼 광각막염, 백내장, 황반변성, 군날개 등 각종 심각한 안과질환을 일으켜 심할 경우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중 ‘광각막염’은 순간적으로 과도한 자외선에 노출되었을 때 자극을 받아 발생한다. 장시간 자외선이나 강한 조명에 노출된 경우에도 생겨 이물감의 증상으로 인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눈을 쉬게 하면 자연히 나을 수 있지만, 빠른 회복과 불편감을 줄이기 위해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며 각막상피의 재생을 위해 안연고를 바르고 냉찜질을 하면 좋다.  

또한, 자외선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 안과질환 중 ‘백내장’을 들 수 있는데,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의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되어 있다. 시력 감퇴나 단안 복시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나 발생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심해져 실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을 통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로 인해 가장 심각한 안과질환은 ‘황반변성’이다.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일상생활에 심한 시력장애를 유발해 예후가 좋지 않으며 확실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반은 망막에서 색깔과 사물을 구별하는 시력의 중추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인데, 황반변성이 시작되면 사물이 정상보다 크거나 작게 보이며 직선이 굽어보일 수도 있고, 심하면 그림이나 글씨를 읽을 때 어느 부분이 지워져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군날개(익상편)’ 또한 자외선이 주요인인 안과질환으로 주로 각막 내측에서 삼각형의 섬유혈관 조직이 증식하여 각막을 침범하는 질환이다. 군날개는 초기에 별다른 통증은 없지만 특이한 날개모양의 조직이 각막 표면을 덮으면서 자라나기에 외관으로도 쉽게 판단할 수 있으며, 출혈 등 증상에 따른 치료를 하나 증상이 심하거나 시력을 위협하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자외선으로 인한 안질환 예방책은? 

자외선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흐린 날에도 자외선지수가 보통(3~5)이상인 날에는 선글라스나 모자, 양산을 쓸 필요가 있다. 자외선지수가 6~7이상인 높음 단계에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는 외출을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라식, 엑시머, 백내장 등 안과수술을 받은 경우라면 자외선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6개월 이상 자외선 차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선글라스를 구입할 때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지수가 100%인 UV 코팅 렌즈로 된 제품을 구입해야하며, 색이 너무 진한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쉽게 눈의 피로를 초래하고 특히 운전 중에는 사물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너무 색이 진하면 일부 자외선의 투과율은 줄일 수 있지만, 동공이 확장돼 오히려 자외선 유입량이 늘어나므로 렌즈의 색은 선글라스를 착용한 사람의 눈이 들여다보이는 정도가 좋다. 

문남주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는 “자외선은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경각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자외선이 눈에 오랜 시간 영향을 줄 경우 심각한 안질환들로 눈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