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사고 관련 조사를 받은 다음 날 숨진 故 최혜성(32) 순경의 유서를 경찰이 고의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29일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당시 현장에서 찍은 사진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조사 의뢰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유가족 측 장신중 경찰인권센터 소장은 지난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책상 위에 뒤집힌 A4용지 두 장과 그 위에 지갑과 음식물 등이 올려진 모습의 현장사진이 있으며, 해당사진에 담긴 서류가 최 순경이 남긴 유서”라고 말했다.
이어 장 소장은 경찰이 최 순경의 죽음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현장 사진을 경찰청 전산프로그램에서 숨겼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담당한 동두천경찰서 측은 이 서류가 최 순경이 과거 참가했던 교육 안내문이며, 현장 조사 당시 사건과 관련 없는 내용이 명확해 현장에서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혹이 계속되자 경찰은 해당 서류가 등장하는 사진을 과학수사 기법을 이용, 뒤집힌 상태에서 비치는 글자들을 확대 분석해 해당 서류가 교육 과정 안내문이라고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진에 찍힌 서류가 유서가 아닌 점을 확인했지만,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과수에 조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故 최 순경은 지난달 21일 오전 0시 40분께 경기도 동두천시의 한 도로에서 차를 몰고 가다 가로등을 들이받았다. 확인 결과 최 순경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운전 기준 미만인 0.029%였다. 최 순경은 이날 오전 11시쯤 경찰 조사를 받고 다음날 오후 4시 자신의 집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