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과민성방광, 참지 마세요

[건강 칼럼] 과민성방광, 참지 마세요

기사승인 2016-08-02 10:45:05


소변을 참을 수 없어 당황한 경험이 있는가? 과민성방광을 앓는다면 매일 겪을 수밖에 없는 부정적인 경험이다. 과민성방광은 말 그대로 방광이 ‘과하게 예민’해지는 질환이다. 때문에 소변이 갑자기 마려우며 참기 힘든 ‘요절박’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소변이 새어나오는 ‘절박성 요실금’까지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화장실에서 옷을 미처 다 내리기전 소변이 나와 옷을 버리기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털어놓는다. 원인은 뚜렷하지 않지만 연령이 증가할수록, 남성보다 여성에서 위험도가 높다. 국내 성인 10명 중 약 1.2명에서 나타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이미 상당 기간 과민성 방광으로 인한 불편과 고통을 겪은 후에야 비뇨기과를 찾는다는 것이다.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라는 것을 몰랐거나, 나이가 들어 나타나는 증상이어서 그냥 내버려 두면 나아질 거라 생각하기 일쑤다. 심지어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려울 지경이 되어도 창피하다는 이유로 병원 방문을 차일피일 미루기도 일쑤다. 

과민성 방광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빠르게 치료해 일상과 건강을 지키라고 당부하고 싶다. 소변이 한 번 마려우면 참기 어렵듯 과민성 방광 증상도 그대로 두면 악화될 뿐이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이 생기며 심하면 신부전에 이를 수 있다. 

적절하게 치료하면 충분히 호전되고 일상을 누릴 수 있다. 일차 치료법은 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보톡스 주사법도 하나의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로 심한 입 마름이나 인지기능의 저하 등의 약물 부작용이 있거나 선행 치료에서 큰 만족을 얻지 못했을 경우 시행한다. 방광의 불필요한 수축을 억제해 증상이 완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한 번 시술로 8~10개월간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적고 환자들의 만족도가 큰 편이다.

복용이 쉬운 경구약물부터 보톡스 주사 치료까지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으므로 증상이 있다면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치료하는 동안은 인내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과민성 방광은 재발하거나 악화되기 쉬운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 도중 완화 조짐이 보인다고 치료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3개월간 약물치료를 통해 호전 증세를 보인 과민성방광 환자 중 35%가 치료 중단 1개월 후 치료를 다시 원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됐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과민성방광은 수개월 이상 치료를 지속해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느긋한 마음으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다면,그간 알게 모르게 삶을 잠식해온 절박한 상황들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글·영남대병원 비뇨기과 정희창 교수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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