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아가 데뷔한 지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최근 함께 활동하던 그룹과 헤어졌고, 이번이 두 번째다. 이외에도 현아에게는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현아는 여전히 무대 위에 있다. 포미닛 해체 후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하는 현아를 최근 성수동 큐브 신사옥에서 만나 팀 해체 후 심경과 새 앨범에 대해 물었다.
현아가 속했던 포미닛은 지난 6월 해체를 결정했다. 그룹과 솔로 활동을 병행하던 현아가 온전히 솔로 가수가 된 것이다. 7년 간 함께 했던 팀의 해체를 결정하고 발매하는 첫 솔로 앨범이니 만큼 소감이 남다르지 않을까. 현아는 “요즘 인터뷰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질문이다”라고 말문을 열며 “이런 질문을 할 때, 모든 게 사라지고 처음 시작하는 것처럼 말해 속상하다”고 답했다. 이제 시작하는 솔로 활동도 그동안 해왔던 것의 연장선이라는 것. 포미닛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앞으로의 활동이 포미닛으로 해왔던 것에 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한다는 고민을 덧붙이기도 했다.
포미닛의 해체과정은 지켜보는 이들이 ‘순탄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했다. 현아는 홀로 기존의 소속사에 잔류했고 나머지 멤버들은 소속사를 떠났다. 떠난 멤버들이 의미심장한 글을 SNS에 게재하기도 했다. 현아가 말하는 포미닛의 해체과정은 어떨까. “포미닛 해체 이전에 멤버들과 여러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하는 현아의 모습에서는 담담함이 묻어났다.
“결정을 내리기 직전까지도 멤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7년 동안 같은 꿈을 바라보고 같이 달렸다면 이제는 서로 각자의 꿈에 대해 응원해주는 방법을 선택한 거죠. 포미닛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앞으로의 활동이 포미닛의 명성에 해가 가지 않을까 고민하기도 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다른 친구들도 남은 숙제를 가진 셈이죠. 그래서 앞으로의 활동에 아주 처음 같은 마음보다 늘 해왔던 것의 연장선이란 생각으로 임하려고요.”
현아에게 데뷔 10년 차 가수라는 것은 어떠한 의미일까. 현아는 “요즘 내가 10년 차 가수에 걸맞는지 고민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녀는 “그동안 누구보다 기회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고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계속 달렸다”며 “달리고 달리는 시간이 있어서 지금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저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변천사나 성장 과정을 대중들에게 다 보여준 특이한 경우라고 생각해요. 열다섯 살에 데뷔해서 지금은 스물다섯 살이 됐으니까요. 데뷔하기 전에는 데뷔가 목표였고, 그 다음에는 공중파 음악방송 1위, 그 다음에는 꿈도 못 꿨던 솔로 앨범의 기회도 찾아왔어요. 그런 과정에서 기대를 높게 잡지 말고 제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죠. 말로만 ‘저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라고 하는 것만큼 미련한 게 없다고 생각해요. 그건 무대에서 보여드리는 거죠.”
지금으로부터 10년 후를 묻는 질문에 현아는 “당장 내일 아침에 뭐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10년도 현아가 끊임없이 움직일 것이란 것은 분명하다. 현아는 “10년 후를 그리기는 힘들지만, 열심히 사는 오늘과 내일이 쌓이는 시간들이었으면 좋겠다”며 “그때도 지금처럼 주변에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현아는 “앞으로 가고 싶지 뒤돌아 가고 싶지는 않다”는 말을 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 앨범 총 6곡 중 5곡에 작사로 참여해 직접 느낀 것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려 노력했다.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사랑을 받을지 고민하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자는 마음으로 이번 앨범 ‘어썸(A'wesome)'을 준비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무대 위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노래나 춤 연습을 몇 시간 했는지를 말로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이건 너무나 기본적인 거니까요. 매 앨범을 준비하면서 제가 생각하는 건 지난 앨범 보다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거예요. 저는 데뷔 10년 차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10년을 했는데 아직도 스물다섯 살이죠. 그래서 저에게 더 많은 기대를 하시는 부분도 있고요. 그런 갈증들을 채워드리고 싶어요. 이번 노래의 콘셉트에 맞는 에너제틱한 무대를 보여드리는 그 갈증에 대한 답변이 아닐까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