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자금 유동성 '돈맥경화'…헐값에도 사옥 매각할까

포스코건설, 자금 유동성 '돈맥경화'…헐값에도 사옥 매각할까

기사승인 2016-08-04 22:20:56

포스코건설이 올 초부터 송도 사옥 매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포스코건설의 유동성이나 재무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올 초 인천 연수구 송도사옥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인수의향자를 찾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8년 4월 송도 사옥 건립을 위해 특수목적법인 PSIB를 설립했다. PSIB는 포스코건설이 송도사옥을 건립하려고 만든 회사다.

PSIB는 송도사옥 건립 당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기업어음(CP)을 받아 공사비용을 마련했고 포스코건설이 지급보증을 섰는데 금액이 3566억원에 달했다. 이후 PSIB는 포스코건설 송도사옥의 관리와 임대사업을 맡아왔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와 해외사업의 부진, 공사장의 잇단 안전사고로 수주실적이 급감하며 포스코건설과 PSIB의 경영난이 가시화됐다. 이후 PSIB가 은행으로부터 만기연장을 거절당하고 어음을 상환하지 못하자 포스코건설은 회사 보유현금 등을 통해 3567억원 규모 채무를 상환했다.

이 채무는 포스코건설 사옥을 짓기 위해 끌어왔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금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건설은 PSIB 지분을 100% 확보함과 동시에 송도사옥 소유권도 갖게 됐다.

포스코건설은 2010년 5월 서울 강남 사옥을 떠나 송도에 새 둥지를 틀었지만 그로 부터 6년 후 포스코건설은 송도사옥을 매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송도사옥을 짓기 위해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로 채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 측은 송도사옥 매각으로 채무상환 비용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재무구조에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지만, 최근 실적이 좋지 않아 유동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사 사옥 매각은 낙관적이지 않다. 일단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이 높아 인수 의향자를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 사옥이 있는 송도 지역의 오피스 공실률은 전분기 보다 6.8% 늘어난 51.8%로 조사돼 사옥매각 전망을 어둡게 했다.

또 3600억원에 달하는 가격이 시장에선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더구나 송도사옥은 공실이 절반에 이르고 부동산경기가 침체된 상황이라 헐값 매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포스코건설 입장에서는 당장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서라도 송도사옥을 매각해야 한다. 사옥 건립을 위한 채무 이외에도 포스코건설의 재정 건전성에도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실제 포스코건설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27억원에 그쳤다. 1년 전과 비교해 무려 9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규모는 4배가량 증가했다.

1분기 미청구공사 금액은 1조1000억원이다. 미청구공사는 발주처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금액으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유동성차입금은 8090억원으로 지난 한해 영업이익 2477억원의 3배를 넘는다.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부채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1년 사이 적자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 마이너스(-) 4050억원에 이른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같은 기간 1310억원 적자에서 430억원 적자로 줄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올 초만해도 사옥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였지만, 현재 상황을 고려해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매각 할지 아니면 보유할지 여부에 대해 내부에서 신중하게 논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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