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의대 명지병원은 지난 5일 난민 심사대기 중인 시리아인 20명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시리아인 난민들은 지난해 11월 한국에 도착했으나 난민심사를 받지 못하고 7개월 여간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서 생활하다 최근 입국이 허가된 상태다.

이번 건강검진은 한국이주민건강협회 희망의친구들과 공익법센터의 요청으로 진행됐다. 그동안 난민들에 대한 적절한 생활 환경 제공과 의료적 처치가 이뤄지지 않아 건강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날 명지병원 의료진은 3시간여에 걸쳐 기초신체 측정과 혈액검사, 소변검사, 흉부방사선촬영, 초음파검사, 심전도검사 등을 기본적으로 시행하고 각 의학적 소견에 따라 해당 진료과의 진료와 처치도 실시했다. 

검진을 받은 시리아인 중 구내염이 심한 환자와 만성중이염, 발가락 외상환자 등에 대해서는 각 치과와 이비인후과, 외과의 추가적인 진료를 시행했다. 또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 인천사랑병원을 비롯해 이들 체류지와 가까운 자매병원 및 협력병원 등에 후속 치료지원을 연계했다. 

김동일 명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비정상적인 생활환경에서 오랜 기간 생활해온 탓에 피부질환과 고협압 등의 만성질환이 심각한 수준이었다”며 “추가적인 검사와 진료가 필요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이주민건강협회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을 피해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에 도착한 시리안인들은 지난달 4일 난민 신청자 자격으로 입국이 허용된 시점까지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맨 바닥에 종이박스를 깔고 담요 한 장만 지급받아 지내왔다. 또한 매 끼니로 치킨버거와 콜라만 지급받았으며 제대로 씻지 못하는 등 적절한 생활 환경이 마련되지 않아 건강관리에도 취약한 상태였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