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방송인 이경규가 MBC 에브리원 ‘PD 이경규가 간다’를 통해 예능 PD에 도전한다. 이경규의 이런 행보는 그가 영화 제작에 관심을 보이고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누워서 방송을 했을 때 이미 예견된 것일 지도 모른다. 이경규가 36년 간 예능인으로서 정상의 자리에 있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훌륭한 선수가 반드시 훌륭한 감독이 되리란 보장은 없다. 예능 대부 이경규는 과연 훌륭한 예능 PD로 변신할 수 있을까.

MBC 에브리원 ‘PD 이경규가 간다’의 제작발표회가 7일 오후 2시 CGV 여의도점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PD로 변신한 이경규를 비롯해 프로그램의 작가 역할을 맡은 개그맨 정범균, 촬영을 맡은 배우 한철우, 리액션 담당 김주희, 음악 감독 유재환이 참석해 이경규PD와 함께 방송을 만드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이경규는 “영화 기자간담회 보다 더 긴장된다”는 말로 첫 인사를 대신했다. 하지만 곧 특유의 자신감 있는 모습을 되찾아 자신이 연출하는 방송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이경규는 간담회 전 선보였던 하이라이트 영상에 관해 “나름대로 준비해 살짝 보여드렸는데 시작에 불과하다”며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여러분이 예쁘게 봐주시면 점차적으로 많은 발전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평소 영화와 공연 연출에 관심을 보이고 예능 방송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경규지만 본격적인 PD 도전은 쉽지 않았을 터. 이경규는 어떠한 계기로 PD에 도전하게 됐을까. 이에 대해 이경규는 “MBC 김정욱 PD가 MBC 에브리원으로 이동하며 이사가 됐다. 김 이사와 식사를 하면서 요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비판했더니 ‘그럼 네가 한 번 만들어 봐라’라고 해서 이 방송을 하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경규는 “나이가 들 수록 출연보다 연출에 대한 욕망이 커진다”며 “하지만 막상 도전하니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규는 함께 방송을 할 출연자들을 방송 작가들과 논의해 한 명 한 명 직접 섭외했다. 김종민을 제외한 출연진은 아직 예능에 낯선 이들이지만, 이경규 PD에 대한 신뢰는 누구보다 강해 보였다.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출연진들이 생각하는 이경규는 어떠한 PD일까.

정범균은 “이경규 선배와 함께 한지 한 달 정도 됐는데 정말 열심히 하시는 선배라는 것을 느낀다”며 “이경규 선배의 머릿속에는 새로운 것이 가득하다”고 말해 선배 이경규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이경규가 늘 회의 시간에 가장먼저 도착해 출연진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 촬영이 끝나면 늘 맛있는 것을 사주는 것도 이 PD 만의 장점이다.

김주희는 “이경규 선배를 10년 전 SBS ‘육감대결’에서 처음 봤다”며 “그때는 피곤해 보였는데, 이번 촬영은 정말 열심히 하셨다”고 말했다. 젊은 사람도 지치는 촬영 강행군 속에서 이경규가 끊임없는 열정을 보였다는 것. 김주희는 “이렇게 힘든 촬영을 한 PD는 처음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PD 이경규가 간다’는 시즌제로 운영되며 한 시즌 당 총 10편으로 구성됐다. 이경규는 “이번 시즌 아이템을 이미 다 정했다”며 당장 간담회가 끝난 후 진행될 촬영에 관해서도 짧게 이야기했다. 이 과정에서 이경규는 “나름대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노력 중이다”라며 신인 예능 PD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이경규가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경규는 “나이가 들어 체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힘이 있을 때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끝내고 싶다”고 답했다. 

이경규의 새로운 도전 ‘PD 이경규가 간다’는 MBC 에브리원을 통해 7일 오후 8시3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