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건강보험료 수입추계 고의로 낮춰…정부지원액 6천억 감소

복지부, 건강보험료 수입추계 고의로 낮춰…정부지원액 6천억 감소

기사승인 2016-09-12 07:30:45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 추계시 ‘가입자수 증가율 및 보수월액 증가율’을 고의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강보험재정의 수입은 크게 국민들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와 정부가 지원하는 정부지원액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정부는 국민들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의 예상수입액을 추계해 나온 예상수입액의 일부를(일반회계14%+건강증진기금6%) 부담하고 있다. 즉 정부가 추계한 건강보험료의 예상수입액이 낮을수록 정부의 건강보험재정 지원액은 줄어들게 된다는 의미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2015년 정부의 건강보험 예상수입액은 39조7975억원이었고, 실제수입액은 44조476억원으로 4조2501억원의 차액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2014년도에도 4조1940억원의 차액이 발생했었다.

정 의원은 예상수입액이 아닌 실제수입액으로 지원했었더라면 2015년도를 기준으로 6785억원이 더 지원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추계의 어려움이 아니라 정부의 건강보험 지원액 산출의 근거가 되는 ‘건강보험 예상수입액’은 조작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건강보험가입자지원 예산 현황’을 살펴본 결과, 건강보험 예상수입액 추계시 중요한 변수인 ‘가입자수 증가율’과 ‘보수월액 증가율’을 2014년부터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었다. 고의적으로 건강보험 예상수입액을 과소 추계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예상수입액 추계시 반영하지 않은 가입자수와 보수월액을 보면 건강보험 가입자는 2014년 2.6%증가(+57만5000명)했고, 2015년도에도 2.3%증가(+52만3000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강보험 가입자의 평균 보수월액도 2014년 3.1%증가(9만7147원)했고, 2015년도에도 2.2%증가(7만1427원)했다.

결국 건강보험 가입자와 보수월액은 증가하고 있어도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예상수입액 추계시 이를 고의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러한 고의적인 변수조작으로 인해 건강보험 예상수입액과 실제수입액의 차이가 매년 약 4조원 이상 발생했고, 이로 인해 정부지원금은 약 6000억원 적게 지원된 셈이다.

문제는 2017년도 예산(안)에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인데 국회에 제출한 2017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에도 건강보험 예상수입액 산출시 ‘가입자수 증가율’과 ‘보수월액 증가율은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보건복지부는 예상수입액이 증가했는데도 정부지원액을 삭감하기까지 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2017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의 2017년 건강보험 예상수입액은 44조4440억원으로 2016년 예상수입액(42조1733억원)보다 2조2707억원이나 증가했는데 정부지원금은 오히려 2210억원이나 감소(7만974억원→6만8761억원)되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건강보험재정에 대한 정부지원이 시작된 이래 10년만에 처음으로 감소된 것이다.

정춘숙 의원은 “그동안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지원액 산출의 근거가 되는 ‘건강보험 예상수입액’을 고의로 조작하고 있었다. 4조원대의 건강보험 추계조작이다. 실제수입액 기준으로 지원했더라면 2015년 한 해 동안만 건강보험재정에 약 6000억원이 추가되어 건강보험보장성이 현재보다 더 높아질 수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악의적인 장부조작을 통해 예상수입액을 고의로 과소추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예상수입액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10년 만에 처음으로 예산삭감까지 자행하고 있었다. 이러면서 정부의 건강보험료 지원액에 대해 예상수입액이 아닌 실제수입액으로 정산하자는 건강보험법 개정안에는 반대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더 이상 건강보험 예상수입액을 조작할 수 없도록 건강보험료 실제수입액을 기준으로 정산해 지원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하루 빨리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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