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근로자 돈 걷어 대기업 몰아주는 ‘국민연금’

중소기업 근로자 돈 걷어 대기업 몰아주는 ‘국민연금’

기사승인 2016-09-12 12:40:27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9월에 발표할 예정인 국내 28개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민연금의 주식투자를 살펴본 결과, 2016년 1월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28개 대기업에 대한 주식투자는 총 91조원의 63.38%인 5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구성비중보다 10.15%p 높은 수치이다.

반면 28개 대기업 외의 전체기업(이하 중소기업)에 대한 주식투자는 36.62%인 약33조원으로 시장구성비중보다 10.15%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2015년 말과 비교했을 때 1개월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투자에 대한 시장구성비와의 차이는 증가(9.89%→10.15%)했고, 중소기업 투자에 대한 시장구성비와의 차이는 감소(-9.89%→-10.15%)한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주식투자는 28개 대기업 중에서도 자산총액 상위 대기업에게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총액이 가장 많은 삼성의 경우 국민연금의 주식투자비중은 23.92%(약 21조원)로 시장구성(21.35%)보다 2.57%p높았고, 그 다음으로는 현대자동차에 대한 국민연금의 투자비중도 8.86%(8조원)로 시장대비 1.52%p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투자액의 63%를 28개 대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과 달리 28개 대기업 가입자수는 전체 사업장가입자의 10%(약 128만명)에 불과했고, 보험료총액도 15%(약 4조6000억원)에 불과했다. 결국 국민연금은 중소기업 가입자들 주머니에서 나온 보험료로 대기업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 의원은 현재 국민연금은 이렇게 대형주/중형주/소형주로 구분해 평가하지 않아 정확한 수익률을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주식시장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2015년 KOSPI 전체 수익률은 2.39%인데 대형주 수익률은 –0.86%인 반면, 중형주는 21.10%, 소형주는 20.11%, 코스닥은 25.67%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지난 3년간 대형주의 수익률이 중형주·소형주 등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결국 국민연금이 이렇게 대기업에 편중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l

정춘숙 의원은 “지난 3년치의 수익률을 보면 중소기업에 비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대기업의 수익률이 오히려 중소기업보다 좋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기업에 대한 편중투자는 오히려 국민연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일자리창출효과가 높다. 지난 5월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5년간 대기업은 고용증가에 11.2% 기여한 반면, 중소기업은 88.8%를 기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민연금이 지금보다 우량 중소기업에 투자를 확대한다면 국민연금의 안정적인 자금지원을 받은 중소기업들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국민연금 가입자 증가로 이어져 결국 국민의 노후소득보장을 강화 시킬 수 있다”라며 “매년 약 30조 정도 조성되는 신규여유자금의 일정비율을 중소기업에 투자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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