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민규 기자] 신세계그룹이 최근 하남에 오픈한 대규모 복합쇼핑몰에 드럭스토어를 입점하려는 것으로 알려지며 약사사회가 들끓고 있다.
지난해 말 신세계 이마트는 130년 역사의 영국 최대 규모의 드럭스토어(drug store) 브랜드 ‘부츠’(boots)와 국내 진출 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마트 내에 부츠 사업담당 TF를 설치하며 본격적으로 시장 진입 준비를 해왔다.
이와 관련 대한약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매머드급 드럭스토어의 국내시장 진입에 대해 동네약국이 궤멸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부츠의 유치를 강행할 경우 약사사회 전체의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약사회는 지금도 신세계 산하 대형마트 매장에 약국이 들어선 경우는 있지만 이는 체인형 드럭스토어가 아닌 약사 개인 차원의 입점이지만 부츠의 경우는 차원이 다르다며, 어떤 형태로든 이것은 ‘대기업 영리법인 약국’의 성격을 띠고 국내 시장을 잠식해 나갈 것이 틀림없고, 나아가 국내 법인약국의 형태를 규정지을 하나의 롤 모델이 될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특히 현 정부가 추진하려는 서비스 시장 개방을 향한 어리석은 열망의 씨앗이 이 부츠에서 움틀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신세계 그룹은 서민건강의 최후 파수꾼인 동네약국의 보건망을 훼손하거나 그 영역을 침범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약사회는 ‘부츠’의 대한민국 전초기지를 세우는데 신세계가 앞장 서는 꼴이 될 드럭스토어를 유치하려 든다면 대한약사회는 지역주민과 더불어 스타필드에 대한 불매운동을 항구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한편, 신세계 그룹 산하 전체 유통망에 대한 가차 없는 투쟁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약사회는 2014년에도 하나로마트의 핼스 앤 뷰티 숍 이른바 ‘약 없는 드럭스토어’ 사업 진출 철회를 요청했다.
당시 농협 하나로마트가 핼스 앤 뷰티 사업 분야에 진출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기존 유통재벌기업들이 헬스 앤 뷰티 사업 확장을 위한 공격적 경영으로 약국은 물론 골목 영세 상인들의 생존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대자본과 유통망을 이용해 영세 서민 업종과 경쟁하겠다는 대기업의 횡포가 더욱 가속될 것이라는 주장한 바 있다.
2013년에도 롯데그룹이 드럭스토어를 추진하자 경제적 우위를 남용한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고,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사업역역 침범을 방지하기 위해 드럭스토어를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해줄 것을 동반성장위원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유통업계의 반발도 크다. 드럭스토에서는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이나 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어 현재의 편의점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편의점에서는 ‘안전상비약’이라는 이름으로 소화제·해열진통제 등 일부 품목을 판매하고 있으며, 정부는 품목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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