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강국 현장] 동아에스티 “시장성 있는 니치버스터 약물 개발”

[신약강국 현장] 동아에스티 “시장성 있는 니치버스터 약물 개발”

기사승인 2016-09-22 08:09:16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신약개발에는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1만개에 달하는 신약 후보물질 중 단 1개만이 신약으로 개발될 만큼 성공확률이 낮은 분야다.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신약개발에 착수했지만 도중에 실패하는 사례도 많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 대부분이 제네릭(화학의약품 복제약) 중심으로 의약품 시장을 형성해 왔다. 하지만 약 10∼20년 전부터 신약개발 R&D에 적극 투자해온 결과가, 이제야 빛을 발하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호평도 나오고 있다. 동아에스티 역시 신약개발에 힘써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제약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는 개량 신약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주력하고 있는 영역은 ‘신약 개발’이다. 동아에스티는 자이데나(국산 신약 10호), 시벡스트로정, 주(국산 신약 24호, 25호), 슈가논(국산 신약 26호) 등의 신약을 보유한 제약사다. 안병옥 동아에스티 개발본부장을 만나 회사의 신약개발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동아에스티 역시 과거 동아제약 시기부터 신약개발에 착수해 왔다. 안병옥 본부장은 “1980년대 말 물질특허가 도입되면서 신약 개발을 시작했으니 현재까지 20년 됐다”고 전했다. 동아에스티만의 신약개발 전략은 무엇일까. 

안 본부장은 “최근 허가를 받은 약이 국산신약 27호 한미약품 폐암치료제 ‘올리타’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신약은 30개도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숫자이기도 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며 “현재까지는 신약이라는 상징성에 의미를 두었다면 최근에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상업적 가치가 있는 약을 만들자는 쪽으로 가고 있다. 이 때문에 의학적 미충족도 높은 질환의 치료제를 찾아 다녀야 한다. 일례로 고혈압도 혈압을 낮추는 것 등 정형화된 것을 쫓아가는 게 아니라 정말 환자들에게 무엇이 제일 필요한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최근 만성질환 블록버스터 치료제들이 특허가 만료되고 제네릭 제품이 쏟아져 나와 경쟁력이 떨어지자, 주요 제약사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니치버스터 약물(Niche Buster, 커다란 틈새시장)’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동아에스티 역시 니치버스터 약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니치버스터는 매출 1억∼5억 달러 미만, 복용 환자수는 1만∼100만명 미만으로 특화된 치료제로 표적항암제, 희귀질환치료제 등 경쟁이 비교적 적고 시장성이 높은 틈새 의약품을 뜻한다. 희귀질환, 희귀암 등의 약을 말한다. 안 개발본부장은 신약개발 돌입 전, 늘 시장을 파악하고 어떤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좋은지를 분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투입한다고 했다. 특히 희귀의약품 시장의 경우 오는 2020년에는 17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파킨슨병, 치매 등의 천연물 신약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결국 세계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안병옥 본부장은 “전 세계 제약 산업 시장은 1000조원인데 반해 국내 제약 산업 시장은 18조원으로 2%도 채 안 된다.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유지는 하지만 결국 밖으로 나가야 된다”며 “풍부한 신약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로 나갈 신약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R&D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 안에는 동아쏘시오 R&D센터가 있다. 신약 연구소, 혁신신약 연구소, 제품개발 연구소, 바이오텍 연구소 4개 연구소로 구성 됐다. 안병옥 본부장은 “동아에스티 연구소 강점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는 우수한 신약개발이라는 회사의 명확한 비전과 신약개발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확고한 의지와 전폭적인 지원”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기술 및 시장에 부합하는 R&D 전략 방향, 우수한 R&D 인력 및 역량, 조직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게 안 본부장의 설명이다. 시대에 따라서 기술 및 시장의 트랜드가 변하는데, 동아에스티는 이러한 환경변화에 맞게 연구 영역을 선정하여 신약을 개발하는 역량과 조직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소 초기에는 소화기 및 비뇨기 분야를 선택하여 연구했고, 그 결과 소화기계 치료제 스티렌과 모티리톤,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 개발에 성공했다. 2000년대 들어와서는 항생제 및 당뇨 분야에 역량을 집중했다. 이후 수퍼항생제 시벡스트로와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개발에 성공했다. 안 본부장은 “우수한 연구인력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실제 회사의 R&D 인력은 약 350명으로 연구 250명, 개발이 100명 정도 된다. 이들 중 상당수가 신약 R&D 경험이 있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혁신형 제약기업’에 재선정됐다. 안 본부장은 “혁신은 가죽을 벗겨서 새 가죽을 나오게 하는 게 혁신이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반납했다가 다시 선정됐는데 지금까지보다는 앞으로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해서 회사 명성에 걸맞는 R&D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신약개발 기업은 “성실함을 갖추는 동시에 실패를 허용하는 조직 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본부장은 “신약 개발은 성공 확률이 매우 낮다. 어찌 보면 실패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면 R&D부서가 신약개발에 도전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자사는 최선을 다한 실패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R&D부서에서 과감하게 새로운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비즈니스를 할 때는 ‘사람’, ‘물건(의약품)’, ‘자금’이라는 세가지 요소가 모두 잘 갖춰져야 성공할 수 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약사가 좋은 제품(신약)은 보유해야 한다”며 “이는 회사 단독으로 신약 개발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기초과학연구가 잘 돼 있고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한 대학, 바이오벤처 등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그러면 좋은 신약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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