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성일 기자] 미숙아로 태어난 딸에게 분유조차 제대로 주지 않아 영양실조에 걸려 숨지게 한 부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이언학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24·여)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29일 전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남편 B(33)씨에 대해서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 부부에게 각각 200시간씩 ‘아동학대 치료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딸 C(1)양에게 의사가 권고한 양의 분유를 주지 않아 생후 5개월 만에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C양은 임신 32주 만에 몸무게 1.9㎏으로 태어나 인큐베이터 치료를 받았는데, 당시 담당 간호사는 “한번에 60㏄ 이상을 3시간 간격으로 먹이라”고 당부했지만, A씨는 5~6시간마다 분유를 먹이거나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일체 분유를 먹이지 않았다.

이어 지난해 9월 C양이 감기에 걸려 병원을 찾았을 때도 “하루 4~5회씩 100㏄를 먹이라”는 얘기를 들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C양의 사망 당시 몸무게는 2.3㎏으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있었다.

A씨의 남편인 B씨 역시 딸이 충분한 양의 분유를 먹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부모가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방치해 아이의 생명을 잃게 한 경우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을 넘어 국가형벌권이 발동되는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다”며 “피고인들은 딸이 사망한 후에도 평소 즐기던 게임을 계속하는 등 보통의 부모라면 하기 힘든 태도를 보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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