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 국립중앙의료원, 국내 공공보건의료 위기 상황 역할 강화 필요

[2016 국감] 국립중앙의료원, 국내 공공보건의료 위기 상황 역할 강화 필요

기사승인 2016-09-30 09:45:20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국내 공공의료 비중이 민간의료 인프라 대비 10%에도 미치지 못해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천정배 의원(국민의당, 광주 서구을)은 29일 국립중앙의료원 국정감사에서 “90%가 넘는 의료 서비스의 민간 인프라 의존으로 우리 공공보건의료는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양극화, 감염병 등 필수 분야 의료서비스 공급 부족, 높은 의료비로 인한 취약계층의 의료접근 실패라는 3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립중앙의료원은 국가 공공의료 체계의 총괄기관이자 공공보건의료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서야 할 기관으로서 의료양극화 해소, 필수분야 의료서비스 공급, 취약계층 의료서비스 지원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천정배 의원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비중은 2007년 11.8%, 2012년 10%, 올해 9.2%로 해마다 후퇴해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다. 병상수 기준으로 영국은 100%, 호주는 69.5%, 프랑스 62.5%에 달하며, 일본과 미국 역시 26.4%와 24.9% 수준이다.

올해 3월 보건복지부는 제1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공익적 기능을 하는 민간의료기관에 약 2조원의 예산을 지원해 공공의료를 확충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하지 않고, 민간에 그 역할을 맡기겠다는 것으로 메르스 사태와 같은 국가적 위기시에 민간의료기관의 역할과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은 명확하게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천 의원은 “기본적인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확충 계획 없이 민간의료기관을 활용하겠다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이라며 “국립중앙의료원의 역할이 강화되고 확대되어야 하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국립중앙의료원과 함께 손을 맞추어 공공보건 의료계획을 실천할 공공의료기관 확충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수 병상수 확대, 전산시스템 투자비, 교통로, 노후장비 교체 및 신규장비 구매비용 등이 감안되어야 하는 상황으로 예산확보가 늦어질 경우 자칫 신축 지연뿐만 아니라 공공의료 기본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신축되는 건물이 공공보건의료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복지부와 중앙의료원의 세심한 준비와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현재의 국립중앙의료원 시설은 중앙 감영병원으로서의 시설 기준을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2020년 신축 이전 시까지는 중앙 감염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립중앙의료원이 감염병 대응·훈련 강화, 응급실 음압병실 등 최소한의 시설 보강, 지역병원과의 연계 체제 유지 등을 수행하기 위한 경과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와 같이 민간의료기관이 기피하는 공공의료서비스 지원을 공공의료기관이 대신 수행하는 경우 이로 인한 영업손실을 제도적으로 보전해 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실제 중앙의료원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 발생으로 ‘감염병 전문병원’이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바람에 15~20%의 내원객이 감소하면서 100억원 이상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병 환자를 받지 않았다면 기록하지 않을 손실이지만 공공기관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환자를 받은 결과인 것이다.

천 의원은 “국민안전을 지키기 위해 공공보건의료기관은 국가가 투자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면서 “국가가 투자하지 않으면 민간의료기관에서 제공하지 않는 사회취약계층 의료서비스나 재난 재해시 의료서비스 등의 지원에 대해 공공보건의료기관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제도 하에서는 공공보건의료기관이 취약 계층에 서비스 제공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손해를 보상하는 시스템이 없다”며 “공공병원 예산제(총액예산제)를 도입해 공공의료서비스 지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성과관리 및 평가를 통해 국비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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