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민규 기자] 감염병 감시체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건강보험공단이 C형 간염 행정조사를 통해 관련 대책을 주도하면서 올해 C형 간염 집단 발생과 관련한 여러 혼선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보건복지위, 광주 서구을)은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현행 감염병 감시 체계는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감시과가 콘트럴 타워가 되어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감염병을 치료하며 그 확산을 막는 역할을 하게 되어 있다”며 “법적권한이 없는 건강보험공단이 독자 행동을 하는 바람에 해당 의료기관의 역학조사가 한 달 이상 늦어지고, 이로 인해 해당 의료기관에 증거를 인멸할 기회를 주고 환자를 추적해 치료를 하는 것이 지연됐다”고 비판했다.
건강보험공단은 올해 2월19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서울현대병원이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2월25일부터 29일까지 위 병원으로 현장조사를 나갔지만 환경검체를 수거하지 못했다.
그 후 3월 16일에 뒤늦게 질병관리본부에 통보하는 바람에 3월 24일에서야 질병관리본부 관계자가 다시 현장에 나가 환경검체를 수거해 역학조사를 한 결과 C형 간염이 집단 발생한 것을 확인하게 됐다.
또 지난 8월 질병관리본부 발 ‘전북 순창지역 C형 간염 환자 200여명 집단 발생’보도 사건 역시 질병관리본부 과실 못지않게 건강보험공단이 질병관리본부에 빅데이타 분석 내용 등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
천 의원은“이러한 혼선을 막기 위해서는 건강보험공단과 심평원이 건강보험 관련자료, DUR(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을 통한 의약품 투약 정보 등을 토대로 상시적인 감염병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감염병 발생이 의심되는 경우 즉시 콘트럴 타워인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감시과에 통보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현장 조사는 질병관리본부 주도하에 조사를 진행하되 기관별로 현장조사와 역학조사가 이중으로 이루어지 않게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건강보험자료 활용 감염병 감시체계’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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