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민규 기자] 일본 국회의 소녀상 관련 망언이 ‘12·28 합의’ 이후 2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서울 도봉갑)은 “최근 아베 일본 총리의 ‘위안부 사죄편지, 털끝만큼도 생각 안한다’는 망언이 일본 내 보수층의 요구와 무관하지 않다”며 “지난해 ‘12·28 합의’ 이후 일본 국회에서 소녀상의 발언이 급격히 늘어났으나 우리 정부는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지적했다.
인 의원이 일본 국회회의록 검색 시스템을 사용해 일본 참의원·중의원 회의록을 조사한 결과, 일본 관료와 참의원·중의원들의 소녀상·위안부상 관련 국회 발언은 지난 2012년 이후부터 2015년 한일 ‘12·28 합의’ 이전까지 3건에서 ‘12·28 합의’ 이후 현재까지 79건으로 무려 26.3배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내용을 보면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 철거는 우리나라(일본)가 10억 엔을 기부하는 전제다. 한국정부도 적절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표명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등 대부분이 소녀상 철거와 이전에 대한 내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도별 ‘소녀상 발언’을 보면 △2012년 0건 △2013년 0건 △2014년 2건 △2015년 0건 △2016년 39건, ‘위안부상 언급’은 △2012년 3건 △2013년 0건 △2014년 71건 △2015년 0건 △2016년 40건으로 소녀상 및 위안부상과 관련된 언급은 2012년 총 3건에 불과했지만 지난 2012년 ‘12.28 합의’ 이후인 2016년에는 79건으로 26.3배 늘어났다.
일본 관료와 의원들의 주요발언을 보면 2016년 2월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민당 소속 이나다 도모미(稲田朋美, 현 방위성 대신) 의원은 “20만 명의 젊은 여성을 강제 연행해 성 노예로 만들고 학살했다는 우리나라(일본)가 범죄국가, 미성년자 납치, 감금, 강간, 살인범의 범죄국가라는 거짓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박하는 것, 그리고 그 전제로서 그런 상징인 위안부 소녀상, 서울 대사관 앞 소녀상을 철거하는 것이 우리나라(일본)의 10억 엔 기부의 전제라고 생각한다”며, “이유 없는 비난의 상징인 소녀상은 대사관 앞 뿐 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있기 때문에 이 철거를 요구해 나간다는 것을 꼭 일본의 명예, 신뢰의 회복을 위해 부탁 한다”라고 했다.
또 2016년 1월 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자민당 소속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의원은 “서울의 일본 대사관 바로 앞에 소녀상이 있는데 이것은 불법점용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6년 2월 25일 예산위원회 제1분과회에서는 민진당 소속 중의원 와타나베 슈(渡辺周) 의원이 “이것(소녀상)은 하나의 상징으로 비엔나 협약에 위배된다”며 “결국 재외공관의 위엄이라는 것은 존중되어야한다는 비엔나 협약으로, 일본은 행동 대 행동으로 10억 엔을 내는 것도, 이 문제에 대해 우선 이(소녀상)를 이전 시키는 것이 우선이지 않는가”라고 발언했다.
인재근 의원은 이들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는 합의문 제1항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는 느낌조차 든다“며 “일본 관료와 의원들이 소녀상 철거와 이전 발언으로 강경하게 돌아선 배경에는 우리정부 책임이 크다. 한일 간의 협상결과를 소녀상의 철거와 이전이 전제되는 것으로 일본 측이 인식할 수 있도록 오해의 여지를 남긴 것 자체가 문제의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관료와 의원들이 더 이상 소녀상 철거와 이전을 논하는 망언이 이뤄지지 않도록 우리정부는 소녀상 철거나 이전에 대한 불가입장을 일본 측에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나아가 이와 같은 빌미를 제공한 한일정부의‘12·28합의에 대해서도 합의 무효화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