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성일 기자] ‘링구아 프랑카’는 모국어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하는 플랫폼 언어를 뜻한다. 영어는 전 세계 약 73억 명 가운데 9억 4,000여 명이 사용하며 지리적으로도 광범위하게 통용되고 있는 21세기 ‘링구아 프랑카’다. 글로벌 시대인 지금, 세계 속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필수 도구이기에 영어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그 결과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가’는 비영어권에서 사회적 서열을 구분하는 지표로도 작용하게 됐다. 하지만 언어에는 우열이 없듯 이러한 식민지 시대의 영어관에서 벗어나 영어 공부의 목적과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 출간됐다.
미래엔 와이즈베리에서 출간한 조승연의 신작 <플루언트, Fluent : 영어 유창성의 비밀>은 ‘언어’에 대한 인문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영어에 대한 고민에서 해방될 수 있는지를 안내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언어란 암기 과목이 아니라 문화에 대한 자연스러운 호기심에서 우러나오는 탐구의 대상임을 설명하며 우리가 영어를 대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전한다.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우리에게 깊숙이 박혀있는 선입견을 송두리째 뽑아내어 사고 체계를 완전히 뒤집는 훈련이기에 그 언어 이면에 담긴 인문학 지식과 역사적 배경, 우리와 다른 사고방식의 차이부터 숙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동서양 사고 패턴의 차이를 비교하고 영어와 한국어의 문법이 어떻게 다른지, 현재 사용되는 영어 단어들은 어떤 어원에서 파생됐는지를 설명하며 영어에 대한 전반적인 배경 지식을 전달한다. 더불어 영어권의 역사·문화적 지식을 제공해 문장 속에 숨겨진 감정과 뉘앙스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방법을 일러준다. 단지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나 문장을 만드는 능력만으로는 완벽한 소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과목’으로서의 영어 학습이 아닌 ‘언어’로서 영어를 이해하는 방법을 강조한다.
세계문화 전문가 조승연 작가는 영어를 소통의 도구가 아닌 ‘동경’의 대상으로 보며 문법에 맞지 않는 영어 표현을 틀린 것으로 간주해버리는 한국의 영어공부 풍토를 지적한다. 작가는 출간을 기념해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외국어 공부’를 주제로 저자 강연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해당 강연은 오는 22일,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신청한 400명을 대상으로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이뤄진다.
ivemic@kukinews.com